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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 의정비 법제화 요구는 이르다

기초의원들이 단체장들처럼 정부에서 의정비를 결정해 달라고 법제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말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말이 딱 이를 두고 한 말처럼 들린다. 1991년 지방자치제를 부활시킬 때 지방의원을 무보수 명예직으로 만들어 2005년까지 일비, 회의수당, 회기수당으로 나눠 지급했다. 2006년 1월부터는 월정수당으로 변경되면서 유급제가 도입됐다. 2008년10월에는 자치단체의 재정력 지수와 인구 등을 고려해서 법정 기준액을 만들었다.

 

그간 의정비에 대한 논란은 계속 돼 왔다. 지방의원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한다. 집행부에서 편성안 예산안을 심의 의결하고 사무 감사를 통해 잘 잘못을 따진다. 자치제가 실시되면서 관치제의 잘못된 점들이 많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도 의원들의 전문성 결여와 도덕성 미흡 그리고 재정 부족으로 주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

 

유급제가 실시된 이후에도 의원들의 부조리가 많이 발생하자 정부는 법정기준액을 만들어 줬다. 그러나 최근들어 의원들은 “주민들의 눈치보며 결정되는 의정비가 불합리하다”며 아예 법제화 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달 15일에는 의정비 심사제도폐지가 골자인 의정비 법제화를 요구키로 했다. 여타 이익 단체처럼 내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앞서 자기네 밥그릇을 챙기겠다는 뜻이다.

 

지난달 18일 전국 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는 의정활동비를 월110만원서 20만원 인상키로 의견을 모았다. 월정수당도 매년 중앙 정부에서 책정해 고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중앙 정부가 의정비를 일괄 결정하면 주민들의 평가와 상관 없이 물가상승률에 연동돼 의정비가 자동적으로 인상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의정비를 인상할 때마다 주민들의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다.

 

현재 의정비는 고정급인 의정활동비(연 1320만원)와 민·관의정비심사위원회가 심사하는 월정수당으로 구성됐다.경제난으로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의정비를 아예 봉급처럼 만들어 버리겠다는 것은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 시군의원은 심사제도를 둔 것 자체가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하지만 때이른 감이 없지 않다. 주민들의 신뢰를 못 받는 의회가 제 밥그릇이나 챙기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지방의회 무용론이 일고 있는 판에 의정비 법제화는 오히려 여론만 악화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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