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에서 소 54마리를 키우는 축산농가에서 3일, 굶어 죽은 소 9마리를 땅에 묻었다. 이 농가에서는 지난 달에도 몇 마리가 굶어 죽었다고 한다. 소 값은 하락하는데 사료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이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 때 150마리까지 키우던 이 농가는 수지를 맞추지 못해 빚이 1억5000만 원을 넘어섰다. 논밭을 팔고 노후를 위해 들었던 보험을 해약해 1억 원을 갚았으나 사료대금 5000만 원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이제 더 이상 사료를 살 돈이 없어 자식같은 소를 굶겨 죽인 것이다.
현재 소값은 600㎏ 기준 한우 1마리에 444만 원으로 2년 전 635만 원에 비해 30%가 떨어졌다. 280만 원 하던 한우 송아지는 129만 원으로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 육우인 젖소 수송아지는 1만 원에 내놔도 가져가지 않는다고 한다. 삼겹살 1근만도 못한 셈이다.
농가의 재산목록 1호로 꼽던 한우 값이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한숨이 절로 난다.
한·미 FTA의 직격탄이 축산농가에 떨어지고 있는데 정부는 급증하는 한우 사육두수를 뒷짐지고 바라만 본 결과다. 우리나라의 한·육우는 2001년 140만 마리에서 올해 330만 마리로 10년 사이에 2.4배 급증했다. 적정 사육두수 250-260만 마리를 크게 초과한 것이다. 반면 사료가격은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2년 전에 비해 16.2% 올랐다. 소를 키우면 키울수록 빚만 떠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소값 폭락은 사육두수가 급증하면서 이미 몇 년전부터 예고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나 축산농가는 갈데까지 가 보자고 수수방관 한 것이다. 한·미 FTA 체결로 입을 피해의 80%가 축산업에 몰릴 것이라는 경고도 일찍부터 있어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가임암소를 줄이네, 군대에 납품하네 하면서 호들갑을 떨고 있다.
이와 함께 문제는 소값이 하락하는데 쇠고기값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유통구조의 불합리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결국 죽어나는 것은 축산농가일 수밖에 없다. 안전성 문제로 주춤하던 미국산 쇠고기 수요도 점차 회복되고 있어 축산농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대폭적인 쇠고기값 인하와 정육점 형태의 대형 식당 확산, 획기적인 생산비 절감책 등이 절실한 형편이다.
축산 기반이 무너진뒤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을 범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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