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축사 신축을 놓고 사업주와 주민간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업주는 법을 앞세워 사업을 강행하고 있고, 주민들은 악취와 오염피해가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제 죽산, 완주 비봉·구이, 정읍 등 각 자치단체마다 공통된 현상이다.
행정기관은 어정쩡한 태도다. 사업신청을 무조건 불허할 수도 없고, 주민 반발을 외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불성실한 태도 때문에 갈등이 지속되고 행정심판이나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이라면 사회·경제적 비용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은 축사시설을 주민 거주지로부터 충분히 이격시키고, 오염 처리시설을 완벽하게 구축하는 방법일 것이다. 오염 처리시설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문제는 거주지로부터 축사 이격거리를 얼마로 할 것인가에 있다 할 것이다.
환경부는 축종별로 소·말은 100m, 젖소 250m, 돼지·개·닭은 500m를 거리제한 기준으로 설정하고 지난해 10월 '가축사육 제한구역 지정 기준 권고안'을 각 자치단체에 통보했었다.
그런데 이 기준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탁상행정의 본보기라는 비판이 많다. 축사의 악취는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1∼2km는 족히 날아가고 돼지 축사의 악취는 그 몇 배에 이른다. 또 평야지대의 악취는 산간지대의 그것보다 그 범위가 훨씬 넓다.
이런 현실과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고작 100∼500m를 획일적으로 설정하고 있으니 주민 반발이 이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불신을 높이는 현장 무지 행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몇곳을 제외하고는 도내 자치단체 대부분이 축사 신·증축 제한규정을 환경부 기준보다 강화했지만 주민 기대에는 여전히 못미친다. 눈가리고 아옹하는 격이라는 비판도 있다. 주민보다는 사업주를 의식하는 자치단체도 있다.
때마침 전북도가 칼을 빼들었다. 돼지는 2000m, 소와 젖소는 500m 등 가축사육 제한거리를 대폭 늘리라고 각 시·군에 주문하고 나섰다. 조례 개정과 지시이행에 소극적인 시·군은 보조금 삭감 등 페널티를 주겠다고 밝혔다.
잘한 일이다. 보다 강력히 밀고 나가길 촉구한다. 주민 삶의 질 향상에 부합하는 조치이기도 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완주군처럼 악취와 수질오염 업체에 대해서는 허가를 취소하는 과감한 행정도 단행해야 옳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