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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단체에 예산지원, 내맘대로 하나?

김승환 교육감 취임 이후 전북도교육청은 혁신학교 육성을 역점 가치로 내걸고 있다. 진보 교육감들의 공통된 현상이기도 하다. 혁신학교가 의도한 대로 성과를 거둘려면 교육당국의 획기적인 지원과 교사들의 마인드, 학부모들의 자발적 참여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할 것이라는 건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겠다.

 

그런데 전북도교육청이 혁신학교 학부모회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근거에도 없는 예산지원을 학교측에 요구하고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4월 혁신학교 학부모대표자협의회 회장 개인 계좌에 40만원씩 분담금을 입금하도록 공문을 발송했다는 것이다.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그제 도 교육청을 상대로 한 정책질의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도내 50개 혁신학교를 대상으로 했으니 모두 2000만원 규모다. 일부 학교에서는 공문을 받고 학교 회계예산에서 돈을 빼내 실제로 지원했다고 한다. 혁신학교에 참여하는 학부모회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를 그럴듯 하지만 꼭 예산이 지원돼야만 학부모 참여가 활성화되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거니와 근거도 없이 예산을 지원한다는 것 역시 가당치 않다.

 

혁신학교 학부모회는 등록단체가 아닌 임의단체다. 도교육청은 혁신학교 사업비 세부 관리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행 규정상 임의단체에 예산을 지원할 근거는 없다. 더구나 이런 사실을 알고도 공문까지 보냈다면 내맘대로식 예산을 운용하겠다는 심보나 마찬가지 아닌가.

 

학교 회계규칙은 '예산의 목적외 사용금지'을 금지하고 있고 학교회계 예산편성 기본지침 역시 사적인 경조비, 친목을 위한 경비, 전별금 및 교직원이 개인자격으로 가입한 단체의 회비 지원 등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혁신학교 학부모회 같은 특정 임의단체에 예산지원 공문을 보낸 것은 관련 규정 위반이다.

 

다른 하나는 형평성 문제다. 유독 혁신학교 학부모 단체에만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일반학교나 다른 단체와의 형평에 어긋난다. 705개 일반학교의 학부모회나 다른 단체가 예산지원을 요청할 경우 도교육청은 어떻게 답변할 텐가. 또 교육감이 선출직이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 시비가 일 수도 있다.

 

예산지원이 혁신학교 학부모들의 참여를 위한 동기 부여라는 측면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규정에도 없는 예산 지원까지 담보될 수는 없다. 예산지원은 적법한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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