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민주성과 자율성을 내세워 채택했던 전북대 총장 직선제가 마침내 폐지되게 됐다. 총장 직선제 존폐 여부를 묻는 교원투표(18∼24일)에서 53.4%(481명)가 '직선제 폐지'를 선택했다. '직선제 유지'는 46.6%(419명) 였다. 6.8% 포인트 차이다. 전임교원 974명 중 914명이 투표(투표율 93.8%)에 참여했다. 기권 60, 무효 14표였다.
교과부의 압박에 못이겨 '직선제를 포기하는 대신 실리를 챙기자'는 판단이 우세하게 지배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직선제 유지를 희망한 46.6%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대학 구성원들 사이엔 안타까움이 많을 것이다. 총장 직선제는 고통을 감내한 끝에 쟁취한 대학 민주화의 산물이자 민주적 대학 운영을 가능하게 한 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선제 폐해도 많다. 정치권을 뺨치는 혼탁 선거와 편가르기가 대학 사회에 횡행했고 선거 후엔 논공행상의 보직인사가 판 쳤다. 그 결과 대학이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분열로 치닫고, 인기 영합주의가 나타나는 일도 적지 않았다. 표를 의식하다 보니 학내 여러 개혁과제들도 더딜 수 밖에 없는 역기능이 나타난 것 또한 사실이다.
교과부는 장점 보다는 폐해가 더 크다고 보고 총장직선제 폐지를 유도해 왔고 부실대학 판정의 잣대로 활용했다. 대학 길들이기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총장직선제 폐지 여부를 '구조개혁 중점 추진대학'의 핵심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전북대는 서거석 총장 취임 이후 '국내 10대 대학, 세계 100대 대학' 진입 슬로건을 내걸고 힘찬 발진을 계속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부실대학으로 낙인 찍힌다면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총장 직선제는 강제 폐지되고 교직원 급여 삭감과 장학금 및 연구비 대폭 축소, 정부 재정지원 사업 배제, 학과 통폐합, 입학정원 감축, 교수정원 배정 제한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대학 이미지와 위상이 추락해 입학생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위기의식 때문에 교수들은 대학의 미래를 위해 직선제 폐지를 선택한 것이다. 이로써 전북대는 사실상 구조개혁 대상에서 제외되게 됐다. 향후 총장 선출은 교수추천위 등이 결정하겠지만 서거석 총장의 임기가 2년2개월이나 남았기 때문에 급한 일은 아니다. 남은 과제는 직선제 폐지에 상응하는 실리를 챙기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구성원들이 단합해 경쟁력 향상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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