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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롯데마트의 두 얼굴

엄철호 익산본부장

익산지역 상인들이 잔인한 여름을 맞고 있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 돼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임대료 조차 내기 어려울 정도로 절박한 상황인데 황당한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어 말 그대로 죽을 맛이다.

 

속이 속이 아닌 이들의 속을 시커멓게 타들어가게 하는 황망스런 얘기는 다름아닌 롯데마트의 증축 관련 소식이다.

 

대형마트들이 의무휴업시행 무력화에 혈안이 되어 있어 혹시나 하는 우려속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채 힘겹게 버텨가는 그들에게 롯데마트 증축 소식은 그야말로 날벼락이 아닐수 없다.

 

대형마트들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은 대기업과 지역 영세 상인들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이자 필수적인 정책이다.

 

그런데도 대형 유통업체들은 영업시간 제한 등 조례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앞다퉈 제기하고 있으니 영세상인들은 죽든 말든 자기들만 살겠다는 비뚤어진 심보(?)가 아니겠는가.

 

더구나 롯데마트 익산점은 아예 지역의 상권을 싹쓸이라도 할 듯 증축을 통해 골목상권을 집어 삼키려는 기세이니 이 어찌 통탄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대기업의 탐욕스런 모습에 그저 울화통만 터진다.

 

롯데쇼핑(주)은 지난 20일 롯데마트 익산점 정면 주차장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디지털 매장을 증축하기 위해 건축허가 신청의 전 단계인 건축 심의신청서를 익산시에 접수했다.

 

1층부터 3층까지는 디지털전문매장으로, 4층부터는 주차장으로 활용한다는게 그들의 계획이다.

 

익산시는 앞으로 절차에 따른 건축심의 위원들의 검토 의견을 듣는 등 행정절차를 밟게 된다.

 

만일 심의가 통과되면 롯데마트는 건축허가신청서를 익산시에 접수할 것이고, 여기서도 통과되면 증축을 본격 추진할수 있는 발판을 확보하게 된다.

 

이 대목에서 롯데마트의 이중적 행태를 꼬집지 않을수 없다.

 

사실 롯데마트는 그간에 익산점 증축을 위해 이미 교통영향분석과 개선대책수립 보고서 작성을 마치는 등 암암리에 증축 계획을 수립하고 내부적으로 꾸준히 준비해 왔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이 지역사회에 뒤늦게 들통나면서 익산의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상인들은 똘똘뭉쳐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강력한 저항 투쟁에 나섰다.

 

결국 롯데마트는 어쩔수 없는 선택으로 증축 계획을 잠시 보류하고 꼬리를 슬그머니 내렸다.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 및 상생을 선택한 결정으로 여겨지면서 퍽이나 다행스럽게 생각됐다.

 

하지만 큰 오판 이었다.

 

아니 지역사회 전체가 뒤통수를 맞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지역 반발 여론이 워낙 거세자 들끓는 민심이 잠시 가라 앉을 시점만을 노렸던 것 같다.

 

마침내 드러낸 그 속내에서 우리는 두 얼굴을 갖고 있는 대형마트들의 전형적인 꼼수를 새삼 엿 보았다.

 

지금 익산지역 영세 상인들은 롯데마트 익산점의 어이없는 비상식적인 행태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이중적 행태를 두고 엄청난 비난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끝없는 탐욕에서 지역 민심을 깡그리 무시한 선택에만 몰두한다면 더 큰 저항에 부딪힐수 있음이 경고된다.

 

산 입에 겨우 풀칠을 하기 위한 어쩔수 없는 생존을 위해 들불처럼 번져가는 익산 영세 상인들의 절박한 외침을 제발 귀담아 들어라.

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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