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완 전주덕진중 교장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산업화와 경제 발전의 주역이었던 기성세대의 권위가 사회 여러 분야에서 소외되고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현상이 일상 생활속에서 빈번히 목도(目睹)되고 있다. 그들이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여 기성세대의 패러다임을 이루고 산업 발전을 위한 기여와 역할에 대한 정당한 보상도 없이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일는지 모르나 왠지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기성세대란 현재 사회를 이끌어 가는 나이가 좀 든 세대라 할 수 있겠다.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난 그네들은 오늘날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나름대로 역량을 발휘하여 사회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왔다. 바로 그것이 기성세대에 붙여진 보편적이고도 상징적인 브랜드다. 그런 까닭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각자 일하는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을 최고의 과제로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전문성이 자격증에 의해 인정된다고 믿었으며, 실제로 사회는 전문가의 공적인 기준으로 알게 모르게 자격증을 요구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진정한 의미의 전문가는 결코 자격증에 의해 전문성이 획득되고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문가는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늘 열린 사고를 가지고 깨어 있어야 하며, 역설적이게도 실제로는 자신의 위치에서 항상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려는 '나는 늘 초보자'라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날과 같은 고도의 지식정보사회의 특성은 전문적 지식의 유효 기간이 매우 짧다는 특징을 지닌다. 어제 배워 알고 있는 정보가 오늘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 것들이 많고 순식간에 새로운 지식으로 대체되어 버린다. 이제 전문성의 상징이었던 자격증은 어떤 의미로는 어제 내가 전문가의 기준을 통과했다는 사회적 인증에 지나지 않는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시대에는 자격증의 유효 기간이 평생을 좌우했다지만,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오늘날에는 유효 기간이 매우 짧을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짊어지고 있는 교육도 마찬가지다.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을 교육하는 선생님들은 더욱 그러하다. 교사의 자격 조건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과 검증을 통해 얻은 전문적 자격증의 유효 기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
21C 문화의 시대를 걷고 있는 젊은이들과 공감을 이루며 교육 활동을 감당해야 하는 교육자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과거의 검증된 자격증이 아니라 오늘의 변화를 주도해야만 하는 새로운 브랜드 가치 창출의 자격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교사는 변화의 물결에 순항할 평생교육의 자기 연수와 끊임없이 재교육을 받아야 하고 아울러 새로운 교육과정을 공부해야만 한다. 어제의 훌륭한 선생님이 오늘도 그러리라고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적 환경과 여건에 순응하여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선생님이야말로 존경받을 수 있는 교사상이다. 그래서 훌륭한 교육자는 항상 초보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어제의 자기 자신과 경쟁할 준비를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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