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미슐랭'이 꼽은 전북의 3대 명소 - 서울 북촌한옥마을·설악산·제주 만장굴 보다 높게 평가…올 전북 방문의 해 지나기 전 대미 장식할 여행지로 제격
"한국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이라면 이곳을 꼭 주목하세요. 전주 한옥마을, 진안 마이산, 고창 고인돌 박물관은 절대로 놓쳐서는 안됩니다."
프랑스에서 발간되는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북인 '미슐랭 그린 가이드'(2011년 5월호)가 강력 추천한 곳이다. 그린가이드는 미국에서 발간하는 '론리 플래닛'과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북이다. 실제로 5명의 현장답사 요원이 1년 여 동안 우리나라 주요 관광지와 문화유적, 숙박시설, 음식점 등을 돌며 얻은 인상과 정보를 화보와 함께 담는다는 점에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 책에는 관광지나 문화유적 중 가볼 만한 곳들을 별 점으로 표시했는데, 도내 관광지 3곳을 포함해 전국 23곳이 별 세 개, 최고점을 받았다. 최고점을 받은 대부분은 그 지방만의 독특한 역사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문화자원이 존재했다.
국내 대표 관광지로 선호되는 서울 북촌한옥마을보다 전주 한옥마을을, 설악산보단 진안 마이산을, 제주도 만장굴보다는 고창 고인돌을 더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 이채롭다. 서구인들의 눈으로 짚어낸 한국의 여행 명소는 어떤 곳일까.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미슐랭에서 안 보면 후회한다는 별 3개 만 점짜리 추천 코스로 떠나보자.
첫번째 코스인 전주 한옥마을은 말이 필요없는 곳이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한국의 전통문화와 첨단문화가 동시에 즐기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700여 채의 전통 한옥이 모여 있을 뿐더러 갈수록 주민들이 빠져나가고 있긴 하나 아직까진 주민들이 살고 있는 '한옥촌'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한옥마을 입구 일대 오목대에 올라 한 눈에 들어오는 팔각 지붕을 보고 있노라면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말을 쉽게 실감할 수 있다. 아기자기한 한옥과 고즈넉함을 즐길 수 있는 골목을 천천히 생각하며 걸을 수 있는 슬로시티 한옥마을을 제대로 즐기려면 하루 정도 여유 있게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 듯.
두 번째 코스는 고창군 코스다. 이 코스는 '미슐랭 그린 가이드북'이 별 세 개 만점을 준 고창 고인돌 유적지에서 시작해 고창읍성, 학원농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코스를 시작하는 고인돌 유적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곳으로, 기원전 400~500년 전 살았던 인류 초기의 무덤이라 할 수 있다. 고창 고인돌의 또다른 매력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인돌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창 고인돌은 죽림리와 상갑리, 도산리 일대에 무리지어 있다. 죽림리와 상갑리 일대의 고인돌은 죽림리 매산마을을 중심으로 산기슭을 따라 447기가 약 1.8㎞나 이어진다.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고인돌이 가장 조밀하게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기원 전 인류의 지혜와 놀랄만한 능력들을 목격할 수 있는 생생한 현장으로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 근처에 고인돌 박물관도 있으니 함께 들러서 고인돌의 역사와 가치에 대해 되새겨보는 것도 좋겠다.
고인돌을 본 뒤 이동할 곳은 고창읍성이다. 고창읍성은 '모양성'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되었다.
이곳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 이유는 봄에 꽃이 필 때 무척이나 아름다워 사진가들의 주요 촬영 대상이 된다는 점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시작되었다는 '성밟기 놀이'가 유명하기 때문이다. '성밟기 놀이'는 여성들이 머리 위에 돌을 얹고 성곽을 한바퀴 돈 다음 그 돌을 성 입구에 두는 놀이인데, 과거에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많이 이루어졌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일 뿐이긴 하지만 재미삼아 한번쯤 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 다음은 공음면 학원농장이다. 이곳은 계절마다 그 매력을 달리하는 독특한 곳이다. 봄에는 청보리 그득한 밭으로 푸른 물결을 뽐내고, 가을이면 흐드러지는 메밀꽃들이 장관을 이뤄내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의 매력을 아는 사람들은 매년 봄과 가을, 잊지 않고 찾아온다. 넓게 펼쳐진 농장의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탁 트인 시원함을 준다.
봄에는 푸른 보리들과 함께 신선한 즐거움과 상쾌함을, 가을에는 메밀꽃으로 몽환적이고 아련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단, 겨울에는 방문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세 번째 코스는 진안 마이산이다. '말의 귀'를 닮아 이름 붙여진 진안 마이산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명산으로, 하나의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진 독특한 산이다.
마이산은 계절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 봄에는 안개 속에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쌍돛배 같다 하여 '돛대봉', 여름에는 수목 사이에서 드러난 봉우리가 용의 뿔처럼 보인다 하여 '용각봉',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 귀처럼 보인다 해서 '마이봉',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인다 해서 '문필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시사철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이곳 마이산은 사계절 내내 등산객 및 방문객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산이다.
최근에는 인근 지역에 대한 관광자원 개발까지 이루어져서 등산을 즐긴 뒤 진안군이 자랑하는 홍삼스파에서 피곤한 몸을 달래보는 것도 좋다.
고창·진안 코스를 여행하다가 허기를 달래고 싶다면 당연히 풍천장어와 고창 복분자를 맛봐야 한다. 얼마 전 KBS '1박2일'에서도 소개된 풍천 장어와 복분자는 쉽게 체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에 지친 심신을 달래줄 최고의 보약이 될 것이다.
많은 관심과 사랑 속에 출발한 '2012 전북 방문의 해', 아쉽지만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즐기는 것이야말로 '전북 방문의 해'의 의미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올해의 대미를 장식할 여행코스로 고창·진안 여행코스를 추천한다. '미슐랭 그린 가이드'가 '만점'을 준 여행지로 구성된 알찬 코스다. 지나가는 시간을 아쉬워하기 보다는 남은 시간을 얼마나 만족스럽게 쓸 것인지를 생각하자. 떠나자,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한 2012가지 이야기'를 찾으러. 2012년은 '전북 방문의 해'다.
성재민 문화전문시민기자
(선샤인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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