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의사와 교사

▲ 권 병 규

 

진안 오천초 교장

의사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고, 교사는 학생의 인성과 지성을 다룬다.

 

의사와 교사 모두 사람을 상대하지만 의학은 날로 발전하는데 교육은 답보 상태처럼 보여서 안타깝다. 교육도 의술처럼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는 없을까?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욕설, 왕따, 자살, 학업중단, 학교폭력 등이 도를 넘자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여 학교폭력을 근절하기로 하고, 정부 방침을 따르지 않은 교육감과 교장을 직무유기 및 직권 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였다. 이는 학교폭력의 발생 원인과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그 책임을 학생과 교원에게 묻는 셈이다.

 

학교폭력을 수그러들게 할 방법이 없을까. 교육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인간의 품성은 영유아기 때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영유아기 때부터 인성교육을 제대로 하면 학교폭력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부모 교육은 TV방송 채널 하나를 전용으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여성가족부가 맡는 영유아 보육지원 사업을 교육과학기술부로 이관해서 일관성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행정을 개편해야 한다. 병원에서 갓 태어난 아이에게 각종 예방접종을 하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는 것은, 미리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영유아기 때부터 하는 인성교육은 학교폭력 예방 교육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학력보다 인성이 먼저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학교의 책무는 학생의 학력을 신장시키는데 있다. 학력신장을 위한 교과부의 노력은 눈에 띄지만 결과는 그러지 못한 것 같다. 한 예로 교과부(홈페이지, 10.3.18.)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가 일정 기준 이상인 학교를 09년에는 1440개교 8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였고, 10년에는 신규로 추가 지정하여 교당 최대 1억원까지 학력향상중점학교로 지정하여 지원하였다. 지난 10월 몇 언론은 성공하지 못한 정책이었다고 평하였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하여 기초학력미달학생을 가려내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지도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것에서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의사는 환자의 증세를 파악하기 위해 문진을 하고, 다양한 장비를 이용하여 검진한다. 또 같은 환자라 하더라도 나이, 성별, 건강의 정도에 따라 달리 치료한다. 병을 고칠 수 없는 상황이면 더 나은 병원으로 보낸다. 그렇지만 학교에서는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피상적으로 파악하고 지도하기 때문에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의사가 환자를 면밀히 진료하여 처방하듯이, 교사도 학생의 내면을 잘 알고 지도할 것이 요구된다.

 

학생을 열심히 가르치다가 학생이나 학부모와 마찰이 일어나면 그 책임을 교사에게 묻는다. 심지어 학생이 교사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고 폭행을 하는 일도 있다. 이런 때에 교육 책임자는 백년지계라고 하는 교육을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내려고 무리하지 않아야 하며, 국가는 영유아기 때부터 바른 인성 교육이 시행되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어떠한 교육도 현장 교사가 외면하면 실패하기 때문이다.

 

능력있는 의사에게는 부와 명예가 따른다. 학생을 잘 가르치는 교사에게는 무엇이 따르는가. 자존감을 상실하지 않도록 그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보낸다. 교육에 대한 한없는 기대를 하면서.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

완주‘10만490명’ 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짝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