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정비계획법은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고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적정하게 배치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또는 필요에 의해 개정이 되풀이되면서 지방투자를 옥죄는 수단으로 기능해 왔다.
정부가 또다시 수도권 규제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키로 해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입법 예고(4∼24일)한다고 밝혔다.
골자는 수도권의 과밀억제 권역, 성장관리 권역에 있는 4년제 대학과 교육대학, 산업대학을 자연보전 권역으로 이전하고, 지난 2011년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됨으로써 성장관리 권역에서 과밀억제 권역으로 조정된 인천 영종도 내 일부 지역을 성장관리 권역으로 환원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이나 대학들은 틈만 나면 수도권에 둥지를 틀기 위해 혈안인데 이처럼 규제가 완화되면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다. 수도권에서 대학의 신·증설이 수월해지면 대학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지방대학은 존립 자체를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 인천 영종도 등에 기업과 연구소가 더욱 집중됨으로써 비수도권 지역이 상대적으로 투자유치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수도권 규제 정책은 참여정부 시절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추진되면서 어느 정도 일관성을 띠고 유지돼 왔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각 분야에서의 경쟁구도가 심화되고 국토정책도 그러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안도 그런 일환일 것이다.
수도권은 지난 40여년 동안 사람과 재화가 집중됐다. 면적은 전 국토의 11.8%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전체의 47.6%가 집중돼 있고 중앙부처와 대기업 본사는 물론 공공기관과 명문대학, 벤처기업의 80% 이상이 몰려 있다. 이건 기형이다. 역기능도 너무 심각하다.
수도권 집중의 폐해가 심각하고 지방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는 데도 편의에 따라 야금야금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수도권 정책은 통치권자의 의지가 실려야 가능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균형발전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인수위 활동과 정부 조직개편 내용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후들을 찾아볼 수 없다. 박 당선인이 지방실정을 헤아려 이 문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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