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융성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놓은 박근혜정부의 문화정책에 진정성이 의심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전주에 세우고 있는 국립무형유산원 예산과 조직을 축소하더니 결국 개관 일정마저 내년으로 연기했다. 역시 현정부 국정과제인 익산 미륵사지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 문제를 풀어가는 정부의 태도를 보면 예산은 안주고 생색만 내겠다는 속내다. 예산권을 쥔 정부가 지역을 상대로 장난질하는 기분이다.
그동안 지역 문화계와 정치권은 연말 개관 예정인 국립무형유산원의 조직을 5개과 73명 수준으로 하고, 예산도 70억 원은 돼야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며 정부의 합리적 정책 결정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 국립무형유산원 정원은 2개과 14명, 예산은 39억5000만원으로 크게 축소해버렸다. 당초 오는 10월로 예정했던 국립무형유산원 개관 일정도 내년 5월로 대폭 연기했다. 그동안 지역이 내세운 요구가 완전히 묵살된 것이다.
게다가 초대 무형유산원장을 맡게 될 추진단장의 직급도 4급(서기관)으로 정했다. 국립무형유산원의 위상, 그리고 갓 개원하는 시설의 장이 챙겨야 할 크고 작은 업무가 많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원장 직급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국립무형유산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박근혜대통령이 국정과제로 내건 익산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 문제도 예산의 키를 쥔 기획재정부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요구한 용역 예산 3억원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기재부는 "박 대통령의 국정과제 추진은 국립박물관 신축이 아니라 국립 승격"이라며 "익산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을 국립박물관으로 승격시키면 국정과제가 이행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서류상으로 국립박물관이라고 지정하면 될 일이기 때문에 전북에 예산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도민들은 전주에 들어서는 국립무형유산원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며 개관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국립무형유산원이 들어서는 곳에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까지 자리잡게 되고, 이를 계기로 전주는 명실공히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무형문화유산 자료를 수집, 관리, 전승하는 한편 무형유산 관련 네트워크 기능까지 수행하는 아태지역 인류 무형유산 허브가 되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문화융성 정책을 제대로 하려면 지역 민심을 읽고 함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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