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당원들의 의견을 물어 결정할 모양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기초단체장·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 폐지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부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 정치는 당원이 아니라 소수 지도부와 현역 의원이 당 권력을 장악, 정당 민주주의가 안되고 있다. 당원의 뜻이 제대로 반영돼야 당원의 존재 이유가 생기고 수도 늘어난다"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혁신 방안의 하나로 오는 7월부터 중요 정책 사안을 '전(全) 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고, 그 일환으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 문제도 당원들의 의견을 물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정책을 당원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취지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기초단체장·기초의원 공천 폐지' 문제는 성격이 다르다. 기초단체장·의원 공천 폐지는 지난해 4.11총선과 연말 대선 때 민주당과 대선 후보가 국민들에게 내걸었던 공약 아닌가.
국민들에게 제시한 공약사항을 다시 당원들한테 물어 이행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공약을 제시했으면 이행해야 마땅하다. 공약을 이행하지 못할 까닭이 있다면 그 사유를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이런 절차를 밟지도 않고 불쑥 당원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 아니고 뭔가.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실 당원들은 정당공천 폐지에 반대할 개연성이 높다. 이런 걸 뻔히 알면서 당원 뜻을 묻는 것은 현행처럼 공천 유지를 위한 수순 차원이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공천 폐해는 심각하다.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본연의 업무보다는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 공천을 받기 위해 각종 수발을 들어야 한다. 금품이 오가는 경우도 많다. 풀뿌리 자치가 실종되고 자치단체가 중앙에 종속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전국 시장군수협의회와 기초의회의장단 등이 줄곧 공천 폐지를 요구해 왔다. 국민 여론도 공천폐지 쪽이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도 도민 53.7%가 공천 폐지에 찬성했고 공천 유지는 32.1%였다.
이런 실정이라면 폐지하는 게 옳다. 기초단체장·의원 공천 폐지는 대 국민 공약인 만큼 민주당은 꼼수 부리지 말고 확행해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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