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창립후 36년 동안 민주주의 지켜온 산증인
36년 동안 부당한 권력에 맞서 전북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켜온 전북인권선교협의회 이광익 사무국장(60·전주비전교회 목사). 전북인권선교협의회는 유신정권의 부당함에 저항하며 지난 1977년 11월28일 전주남문교회에서 이병선·최상봉 고영로·조용술 목사 등이 뜻을 모아 창립했다.
그간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물줄기 속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 유린되고 있는 현장에는 어김없이 전북인권선교협의회가 있었다.
故 박종철군 추모예배, 고문추방 민주화 평화기도회, 5.18관련자처벌특별법제정을 위한 전북지역각개인사선언대회, 양심수석방과 국가보안법철폐를 위한 기도회, 8·15일본역사 왜곡교과서문제와 세미나 및 규탄대회, 군산미군기지 앞에서 직도사격장 미군사용반대 시위, 전주시 시내버스파업 해결중재활동 등에 이어 최근에는 국가정보원의 정치·선거 개입 의혹사건에 대해 대통령의 책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예전처럼 이데올로기 대립이 극심할 때 국가적 차원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의 사례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개인적 인권이 침해되고 있는 사례는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전북인권선교협의회는 지난 2007년 고모가 조카들의 기초생활 수급비를 가로챈 사건에서 3년여 간의 법정분쟁 끝에 수급비를 돌려받게 해줬다. 당시 소송비용은 물론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었던 어린 아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또 전북도립국악원 단원이 부당하게 해임된 사건에서도 지리한 공방 끝에 복직을 이끌어냈다.
"전북을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다른 시도에 비해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는 사례가 더욱 많았습니다.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죠. 현재까지 협의회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군부 독재 시절 전국적으로 기독교계통의 인권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현재는 전북인권선교협의회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이들의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예수의 가르침이다. 현재 200여명의 목사와 장로들이 정부지원금 없이 회비와 후원금으로만 운영하고 있는 것도 자발적 참여가 결국 진정성을 담보한다는 생각에서다.
"일부 기독교인들이 자본주의에 물든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지탄을 받고 위상이 실추됐지만 '내 중심이 아닌 다른 사람을 중심으로'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삶이 결국 이런 불신을 극복하는 길입니다."
전북인권선교협의회는 인권 침해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권센터 확장을 추진 중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해지는 인권 유린의 형태를 발굴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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