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절반은 연주자에게…똑같은 레퍼토리 용납 안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향수실태 조사에 따르면 클래식 연주회를 보러 가지 않는 이유로 '시간과 돈이 부족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은 것으로 꼽힌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의 여가 수단 1위는 여전히 TV 시청.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지방 교향악단 티켓 값은 영화 관람료보다 싸다. "돈이 없어서 연주회에 못 간다"는 답변이 꼭 진실은 아니라는 뜻이다.
지난달 '하우스 콘서트'가 전국으로 무대를 넓힌 '원데이 페스티벌'이 열렸다. 공연장 17곳, 단독주택·아파트 등 가정집 8곳, 사찰·교회·성당, 학교, 군부대 등 전국 65곳에서 동시에 작은 음악회가 열려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이 생업에 쫓기는 평일 저녁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2002년 '하우스 콘서트'를 처음 만든 박창수씨에게는 지금까지 '유별난' 운영 원칙을 고수해오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연주자라 하더라도 이들에게 주어지는 개런티는 관객들로부터 회비 2만원씩 받은 금액 중 50%. 여기엔 '모든 관객이 회비를 내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나머지 절반은 프로그램 제작비, 와인과 스낵 구입비로 쓰여지지만, 정작 생고생을 하는 박씨를 포함한 스태프도 무보수 자원 봉사다.
지금이야 '하우스 콘서트'가 이곳 저곳에서 생겨나고 있지만 처음 만들었을 때만 해도 거의 '미친 짓'(?) 취급을 받았다. 그 결과 2006년까지 매년 수천만원씩 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2007년 두 번의 공연에 160~180명이 찾아와 126만원 수익을 낸 것이 첫 흑자 기록.
이 음악회의 또 다른 원칙은 다른 음악회를 앞둔 연주자들이 공연을 앞두고 똑같은 레퍼토리로 무대에 서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객들에게는 언제나 특별한 무대가 돼야 하는데, 연주자들이 그저 리허설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봐서다. 대쪽같은 박씨의 성격 때문에 스태프들만 죽어라 고생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연주자들이 계속해서 찾는 건 편안한 무대 매력을 잊을 수 없어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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