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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업체 한점 억울함 없도록 하라

중견 A건설사가 진안에 골프장을 건설하면서 하도급업자들을 통해 20억 원대의 공사비를 횡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A사가 '갑'의 지위를 이용해 하도급업체인'을'을 통해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북지방경찰청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A사의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연못, 배수, 전기, 스프링쿨러, 벙커 등 공사를 한 6개 하도급업체 대표들은 지난 26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을 찾아 "A사가 각각의 하도급업체에게 공사비용의 30%를 부풀려 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모두 23억5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를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매우 구체적이다. 예를 들어 골프장 연못 공사를 한 B사의 경우 총공사비가 53억 원인 것처럼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실제 공사비용은 48억5000만원에 불과했다. 차액인 4억5000만원은 현금으로 A사측에 건네졌다. 골프장 배수공사를 맡은 C사의 경우 계약서에 적힌 총공사비는 11억1000만원이지만 실제 공사 견적은 9억원에 불과했다. 차액 2억1000만원은 현금으로 A사측에 전달됐다. 오죽했으면 하도급을 받아 공사해야 먹고 사는 이들이 향후 우려되는 수주 등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이번 비리의혹을 폭로했을까 싶다.

 

하도급업체들의 이런 주장은 공교롭게도 A사 대표 K씨가 군산에서 저지른 범죄 수법과 유사하다. K씨는 군산 소재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설계용역계약 비용을 부풀려 지급한 뒤 다시 돌려받는 수법으로 7억 원을 횡령한 것. 법원이 지난 9일 집행유예형을 선고했지만, 검찰은 형량이 너무 낮다며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하도급업체 대표들의 주장에 대해 A사측은 "일부 현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하도급업체들이 비용을 과다산정한 것을 돌려받은 것이고, 공사가 끝난 후 정산하려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A사측의 주장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모든 의혹은 이제 경찰의 수사에 의해 밝혀질 것이다.

 

문제는 경제민주화를 이루고자 하는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의 의지다. A사 대표가 군산에서 불법적으로 횡령하고 편취한 돈이 무려 8억4000만원에 달하는데도 불구, 법원이 관대하게 처벌한 것은 사법적 단죄 의지를 의심케 한다. 경제사범이 판치는 근본적 원인은 경미한 처벌이다. 공사수주를 미끼로 하도급업자를 은근히 겁박, 거액을 횡령하고 탈세하는 업자들의 횡포를 법이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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