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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느끼는 한식의 매력

▲ 정혜정 국제한식조리학교 교장
해외에서 개최하는 한식관련 행사와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미국, 덴마크, 네덜란드, 일본, 대만, 터키, 몽골 등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선보이면서 한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느낌과 선호를 더욱 이해하게 되었는데, 한 가지 놀라운 것은 '한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생각'과 '우리의 예측'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좋아하는 한식의 요소를 외국인들은 싫어할 수도 있다고 예측하여 '외국인들이 선호할 것 같은 한식'만을 선보이려고 노력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 외국인도 선호

 

예를 들어,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외국인을 위한 음식'은 외국인이 좋아하는 음식이어야 하고,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불고기와 갈비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외국에서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이러한 생각이 항상 올바르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필자가 올해 덴마크에서 진행한 한식 페스티벌의 경우를 살펴보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한국음식 모두를 덴마크에 주요 인사들이 좋아하셨고 덴마크 왕실에서 참석한 왕자까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외국에서 만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외국 귀빈들이 우리 한식의 맛과 향기를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한식의 많은 요리들이 고춧가루나 장류가 들어가기 때문에 향이 나쁘게 느껴지거나 매운맛이 강하게 느껴질까 하는 고민이 생긴다. 그러나 해외 한식 행사를 거듭하면서 외국인들이 우리 한식의 맛과 향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행사에 참여한 어느 누구도 한국인이 즐겨하는 매운맛이나 발효의 향기 때문에 불쾌하다거나 먹기 어렵다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한국의 묵은지를 유럽에 선보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동안 걱정했던 한식의 요소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필자가 한국음식을 해외에서 만들고 선보이는 과정에도 변천사가 있었던 것 같다. 초기에는 가능하면 그들의 음식과 유사한 형태로 변형시키는 노력이 많았고, 때로는 한식을 변형하여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한식인지 구분하기 힘든 음식을 제공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해외에서 행사를 진행하면서 가능하다면 '한국적인 음식'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가 한식을 선보이면서 '한식 특유의 냄새와 맛으로 인해 외국인들에게 혐오감을 줄까하는 고민이 혹시 열등감은 아니였을까?'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다. 이제는 외국인들이 한식의 깊은 맛에 감동받아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우리의 음식문화를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 노력할 때라 생각한다.

 

한식문화, 있는 그대로 세계시장에

 

일본의 경우를 예를 들면, 해외영화에 등장한 일본음식을 '날 생선을 먹는 이상한 음식'으로 표현하면서 때론 비아냥거리는 대사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력과 함께 일본음식이 세계 각국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고급음식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데, 이 때 일본은 그들의 스시를 변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스시를 가지고 진출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이제는 세계인들이 일본의 음식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는 우리의 한식 역시 정체불명의 이상한 음식이 아닌 먹고 싶은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제 본격적으로 세계시장에서 우리 한식의 아름다움과 풍미를 선보일 때라 생각한다. 한식에 대한 자부심과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더 많은 외국인들이 한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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