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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탓만 할 것인가

▲ 안봉호 군산본부장
'잘되면 내 탓, 못되면 남의 탓'이라는 속담이 있다.

 

일이 잘 됐으면 내 탓을 말하고, 잘못되면 주위 환경과 사람 때문이라며 남의 탓을 하는 게 일반적인 사람들의 행태다.

 

영국 속담에 '미혼모의 변명'이라는 게 있다. 변명을 해 보았자 통하지 않는 것을 빗대서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에는 '처녀가 임신해도 할 말이 있다'고 한다.

 

영국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에서 초래되는 잘못된 결과를 '내 탓'으로 돌리기에 할 말이 없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잘못된 결과를 '남의 탓'으로 돌려 할 말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라는 말도 '남의 탓'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지역인 전북의 도민들에게는 이같은'남의 탓'의식이 깊숙히 자리 잡고 있는 것같다.

 

그도 그럴 것이 '잘 돼 가는 지역발전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991년에 착공된 새만금 사업도 22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갔건만 새만금 부지위에 수많은 그림만 '그려졌다, 지워졌다'했을 뿐 가시적인 것이 없고 지지부진하다.

 

현재 나이가 50대인 사람들로부터 '새만금 사업은 내가 죽는 날까지 완공될지 모르겠어'하는 자조섞인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난 2010년부터 추진돼 온 새만금 대형시범풍력단지조성은 그동안 일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감사원으로부터 국고보조금의 교부결정을 취소하고 사업추진 중단을 주문받는 일까지 벌어졌다. 군산항이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지원항만으로 선정됐지만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1개 선석의 해당 부두조차 정부 부처간 엇박자로 건설되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되는 일이 없다'며 신세 타령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관련 공무원이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했더라면, 해당 중앙 부처에 전북 출신 고위 공무원과 힘있는 여당 국회의원 등 많은 인물이 있었으면 이 지경까지 됐겠는가 하는 아쉬움이 터져 나온다.

 

타지역의 유력 인사들과 만나 지역발전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들은 전북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 공무원의 소극성·소홀한 인재양성·한(恨)의 정치를 꼽았다.

 

'규정에 없는 민원일지라도 대체적으로 타지역 공무원들은 처리해 주는등 적극적이지만 전북도는 처리하지 않는 등 소극적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타지역은 이웃이 잘되면 더 잘 되도록 도와 주는 한편 전북은 거꾸로 중상과 모략 등으로 끌어 내리고 있어 인재가 고갈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풀이만 했지, 한을 승화(昇華)시키지 못하고 정치 성향이 한쪽에만 편향돼 있어 지역발전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지적대로 전북은 어느 일을 하려 해도 대외적으로 의지할 만한 힘이 없고, 이런 힘이 없는 지역을 우리 스스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된다.

 

사실 전북의 낙후는 내 탓이지, 네 탓이 아니다. 어느 지역의 발전 정도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식수준을 반영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도 남의 탓만 할 것인가. 남의 탓만 하다간 전북의 발전은 제자리 수준에서 맴돌아 상대적 낙후감만 심화시키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 볼 때다.

안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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