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자작자수(自作自受)

▲ 최성욱 손해보험협회 호남지역본부장
지난해 말, 보험사기 행각을 통해 수십 억 원의 보험금을 챙긴 한방병원 관계자와 환자 100여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한방병원에 허위로 입원하는 속칭 ‘가짜환자 수법’ 등을 이용해 한방병원에서 발급받은 허위 입원확인서를 보험사에 제출하는 등 부당한 수법으로 보험금을 수령한 혐의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한해동안 보험사기 적발실적 중 자동차보험 종목의 적발금액이 2738억원, 혐의자수가 6만 821명으로 각각 전체의 60.4%와 73.1%를 차지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유독 자동차보험을 악용한 보험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일까?

 

이유는 자동차사고는 다양한 형태의 사고로 위장이 용이하고, 정비업체의 과잉·확대수리 및 병의원의 과잉진료, ‘나이롱 환자’의 문제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교통사고 발생 후 가짜로 입원하는 이른바 ‘나이롱 환자’와 악의적으로 경미한 교통사고를 야기한 후 입원을 자행하는 ‘경미한 교통사고환자’가 크게 한 몫 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손해율 분석 결과(2012년 4월~2013년 3월) 전북이 83.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전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교통사고 전문병원, 대형 정비업체가 많이 몰려있어 동종 업계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지역의 손해율과 입원율이 높아지며, 마치 보험범죄의 온상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브로커와 보험설계사가 개입돼 과거보다 지능화되고 조직적인 보험사기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실제로 면허 대여와 사무장 병원 등을 설립하고, 브로커와 보험설계사가 개입해 조직적으로 불법적인 환자 유치와 무면허 의료행위 등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보험범죄가 우리 사회에 만연된 원인은 첫째, 보험사기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미흡이다. 사회적으로 만연한 도덕 불감증과 황금만능주의, 보험사기를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국민들의 온정적인 시각과 사회적관용이 보험사기 확산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보험사기에 대한 법적제재가 매우 미흡하다. 보험범죄 발생 시 강력범죄관련 사건을 제외하고는 기소되는 대부분의 보험범죄자들이 불구속기소 또는 벌금형에 그치는 등 죄질에 비해 처벌이 미약하다.

 

셋째, 모방범죄의 급격한 확산이다. 보험사기는 전파성이 강하고 모방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장기간의 경기 침체를 틈타 사회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80여명에 이르는 고등학생이나 자퇴생 등 10대 청소년들이 차량 보험사기를 주도했다가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의 누수는 보험회사의 건전경영을 저해하고 보험제도의 본질 자체를 왜곡함으로써 위험사회의 안전판인 보험의 순기능에 장애를 초래한다는 심각한 문제점도 지니고 있다.

 

옛말에 ‘자작자수(自作自受)’라는 말이 있다. 죄를 지으면 지은대로, 복을 지으면 행한대로 그대로 나에게 돌아온다는 의미로, 결국 내가 쏜 화살은 나에게로 돌아오기 마련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보험범죄에 가담해 평생을 범법자로 살아갈 것인가? 결국 모든 고통은 나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전북도, 산업 맞춤 인재 키워 고용위기 넘는다

정치일반분산된 전북 환경정책…통합 기후·에너지 지원조직 필요성 제기

전주전주시, 생활밀착형 인프라 강화한다

기획[2025년 하반기 전주시의회 의정 결산] “시민과 함께 전주의 미래 준비하는 의회 구현”

경제일반[주간 증시 전망]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에 기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