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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폐지가 능사 아니다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사회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졌다. 그 중 하나로, 대형사고 위험을 안고 있는 초·중·고 수학여행 존폐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가 주는 충격이 워낙 크다보니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 포털 사이트 등에는 ‘수학여행을 폐지해 달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급기야 나승일 교육부 차관이 21일 전국 초·중·고교 1학기 수학여행을 당분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수학여행은 학생들이 견문을 넓히고, 마음을 살찌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학생들에게 공부란 교실 내 지식쌓기와 인성교육 뿐만이 아니다. 여행을 통해 세상을 또 다른 눈으로 바라보고, 장래를 계획할 수 있다.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소중한 젊은 날의 추억을 가슴에 담는다. 수백 명이 버스와 여객선, 비행기 등을 이용해 장거리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단체 생활을 익히고, 동료의식과 안전의식도 배양할 수 있다. 수 없이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익힌다.

 

하지만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통제 어려움과 안전사고 우려, 고비용 등의 문제가 있다. 게다가 학교에서 통제된 생활을 하다가 벗어난 일부 아이들의 일탈된 행동도 문제가 된다. 여행사 선정을 둘러싼 불협화음과 빡빡한 여행 일정 때문에 알맹이가 부실해지는 것도 단체 수학여행의 그늘진 단면 중 하나다.

 

많은 장점과 단점을 살펴볼 때 수학여행 자체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섣부른 감이 있다. 사고 등 몇가지 부정적 이유로 수학여행 자체를 폐지하자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그렇다면 세월호 참사를 이유로 모든 선박 운항을 중지해야 하는가.

 

수학여행 사고는 그동안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대부분 안전불감증이 낳은 사고였다. 불과 보름 전인 지난 3일 경기도 양평에서 수학여행 관광버스 3대가 추돌, 학생 등 24명이 부상한 사고도 대열운전을 한 운전자들의 부주의 때문이었다. 이번 세월호 사고도 선박회사와 선원 등의 안전불감증 때문에 커졌다.

 

수학여행은 학생들에게 분명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수학여행을 둘러싼 운영을 어른들이 제대로 하지 않아 더 큰 문제가 발생했을 뿐인데, 그 문제점을 보완하는 대신 아예 프로그램을 없애버리자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격이다.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학급 단위의 소규모 수학여행 등 합리적 대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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