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정 만들기 개인·가정·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 가족들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도 진도 팽목항의 부두에서 애타게 살아돌아 오기만을 기다리며 보름가까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평상시 잊고 지냈던 가족의 소중함과 뭉클한 애정을 새삼 느끼게 한다.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간절히 빈다.
어렵고 힘들 때면 가족은 큰 힘이 된다고 한다. 1973년 영국에서 있었던 대형 화재사건 때의 일이다. 섬머랜드 호텔 화재로 3000여 명의 투숙객 중 50여 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이 부상한 사건이 있었다. 여기에서 가족단위의 휴양객들은 서로를 찾아 잃어버리지 않고 함께 사력을 다해 피난해서 대부분 생존한 반면, 그렇지 않은 휴양객들은 제각기 흩어졌고, 불과 4분의 1만이 살아남았다고 한다. 위기상황에서 가족이 놀라운 대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끈끈한 유대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설날이나 추석이면 분가된 가족들이 본가에 모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어른에게 세배하는 아름다운 풍습이 남아 있다. 그 어느 나라 못지않은 끈끈한 가족애가 살아있다.
그런데 최근 가족 상황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이혼 가구가 매년 늘어나, 2000년 25만 가구에서 2010년 기준 52만 가구에 달하고, 이와 연계되어 한부모 가구도 2000년 112만 가구에서 2010년에는 159만 가구에 이른다.
금년 4월 현재 결혼 이주여성이 28만명으로 다문화 가구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홀로사는 독거노인 가구도 2000년 54만 가구에서 2013년 125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7%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24세 이하 청소년 한부모 가구수도 2010년 기준 1만2,848 가구이다. 한 가구당 가구원수도 점점 줄어들어 90년 3.77명에서 2010년 2.69명에 불과하다. 1인 가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비율이 2005년 전체 가구의 20%에서 2010년 23.9%에 달한다. 일본은 2010년 기준 31.2%라고 한다. 가족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가정을 돌보는 시스템은 가정 자체에만 맡길 수는 없는 상황이다. 많은 지역에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있다. 가정의 어려움이 있다면 도울 수 있는 길을 사회가 나서줘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밥상머리 대화라는 게 있어 왔다. 식사때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면서 예법도 전수하고, 집안의 전통을 이어갔던 것이다 가족간 식사 횟수가 많은 집은 그렇지 않은 집에 비하여 자녀의 우울증, 자살률 등이 1/4에 불과하다고 한다. 일-가정양립 여건을 만들어 가족과 함께하는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다시한번 가정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가정의 달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시행되는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시행되었다. 가정의 중요성을 고취하고 건강가정을 위한 개인, 가정,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취지이다. 5월 한달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 대화와 소통으로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고장 전북에서 부터 어려운 가족을 서로 돌보고, 가족과 함께하는 건강한 가정, 행복한 가정이 넘쳐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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