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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장미

제59주년 현충일에 붙여

▲ 정기환
외딴 집 돌담을 타고

 

피어난 붉은 장미는

 

현충일이 다가올 때면

 

자기의 붉은 옷이 너무 싫었다

 

밤이면 모올래

 

담위로 엉금엉금 기어올라

 

여우처럼 목을 길게 빼고

 

달님을 향해 기도하며 울었다.

 

달빛같이 곱고 예쁜 흰 옷을 주시라고

 

붉은 옷으론 안된다며

 

얌전한 흰 옷으로 갈아입고

 

현충일을 맞아야 한다며

 

그러나 달님은 한사코 말이 없었다

 

반기(半旗)가 내걸린 현충일 아침

 

붉은 장미는

 

위대한 전사(戰士)의 선혈(鮮血)처럼

 

붉은 꽃잎을 마구 쏟아 놓고

 

젊은 나이로 가고 말았다.

 

학도병으로 보낸

 

아들의 전사통지에 우시는 엄마처럼

 

뻐꾸기가 종일토록 울었다.

 

△정기환 시조시인(89)이 현충일을 맞아 선열을 기리는 시를 보내왔다. 정 시인은 전주 팔복초 교장으로 퇴임한 후 〈시조문학〉으로 등단했다. 영어시조집〈Blue Ankle〉이 있다. 전주기린문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고산 윤선도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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