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비경 '고군산도' 어린시절 옛추억이 아련...세계적 명소로 개발 기대
이제 휴가철이 시작되었다. 나는 군산의 고군산열도에 있는 선유도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선유도에 처음 놀러 간 것은 중학생 때였다. 친구들이 함께 가자고 해서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웃으시면서 쉽게 승낙해 주셨다. 나는 기분이 다소 어떨떨하였지만 기뻤다. 어머니의 표정을 살피니 어린 줄만 알았던 아들이 일기예보까지 들먹이면서 설득하니 안심이 되셨던 것 같다.
당시에는 군산항에서 두 시간 가량 배를 타고 갔다. 처음으로 배를 타서 그런지 멀미를 심하게 했다. 힘든 시간이 지나고 선유도 선착장에서 내려 아름다운 해변가, 파란 쪽빛 바닷물, 수려한 경관들을 보니 기분이 다시 상쾌해졌다.
선유도(仙遊島)는 문자 그대로 신선이 노니는 섬이라는 뜻이다. 선유도의 면적은 2.13㎢로 서울 여의도 크기의 1/4 정도이다. 인근의 신시도, 무녀도, 장자도 등 함께 모여있는 섬들을 모두 합하면 면적은 4.36㎢가 되며 선유도는 이들 섬들의 중심 섬이다. 섬의 북쪽으로 해발 100여m의 선유봉이 있는데, 그 정상의 형태가 마치 두 신선이 마주 앉아 바둑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선유도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선유도는 고려시대에 여·송 무역로의 잠시 들르는 항구(기항지)로 사용되었으며, 고려시대 최무선이 왜구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진포해전 기지였다. 임진왜란 때는 함선의 정박기지로 해상요지였다. 원래 이름은 군산도였으나 조선 초기에 창설된 수군진영이 세종 때 옥구현 북쪽 진포로 이동하면서 ‘군산’이란 명칭까지 옮겨감으로써 이곳을 ‘고(古, 옛날)군산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선유도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깨끗한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재미있게 놀았다. 물놀이는 초등학생 때 동내 냇가에서 배운 일명 개구리 수영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저녁에 친구들과 준비해간 쌀로 밥도 해먹고, 텐트에서 잠을 잤다. 처음 해보는 밥짓기, 설거지와 빨래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다음날, 동네 사는 어느 형의 도움으로 아주 작은 고깃배도 구경하고 산에도 올라가 봤다. 또한, 자그마한 섬 안에 논농사를 짓고 있는 모습도 신기했다.
몇 해 전에 새만금 방조제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장(33.9km)의 방조제 위로 곧게 뻗은 왕복 4차선 도로와 탁 트인 바다가 방문객을 시원스럽게 맞이해 주었다. 전망대에 올라가서 선유도 쪽을 바라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선유도를 비롯한 고군산열도가 보인다. 순간 기억 저 너머에 숨겨져 있던 옛 추억이 되살아났다.
이제는 새만금에 있는 야미도 선착장에서 유람선으로 20분이면 선유도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청의 안내책자에 의하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고군산군도를 2020년까지 국제해양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란다. 아름다운 우리의 자연유산을 소중히 보존하면서도 많은 관광객들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명소로 개발되기를 기대해 본다.
참! 여의도에서 김포공항 방향으로 가까운 거리에 한강변에 위치한 선유도 공원도 고군산열도에 있는 선유도와 한글과 한자 이름이 똑같다. 조선시대에는 한강안에 있는 자그마한 섬으로 봉우리도 있었는데 일제 강점하에 한강치수사업을 시작하면서 파괴되었다고 한다. 이근처를 지날때마다 자연 그대로 보존되었더라면 서울의 명물 중의 하나가 되었을 텐데 아쉬운 생각이든다.
△국경복 처장은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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