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시명 중 유일 사람의 이름 붙인 '세종시' 행정 중심 도시 역할 기대
도시의 이름은 시대에 따라서 변화한다. 특히 왕조나 정치체제의 변동에 따라서 달라지는 일은 종종 있다.
서울은 통일신라시대에 한양으로 불리워지다가 고려시대에는 남경으로 불리워지기도 했으며, 조선시대에는 공식적으로는 한성부로 칭해졌다.
일제 강점기에는 경성으로 불리워지다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더불어 지금의 서울로 불리워지게 되었다.
중국의 북경은 금나라 도읍이었을 때에는 연경(燕京), 쿠빌라이 칸 이후의 원나라 수도일 때에는 대도(大都)로 불리어지다가 명나라 영락제가 천도한 이후 북경으로 불리워졌다.
중화민국 시절 남경이 수도일 동안 잠시 북평(北平)으로 불리다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후 다시 수도가 되어 북경으로 부르게 되었다. 수도가 되었을 때 ‘경(京)’, ‘도(都)’ 등의 글자가 들어가는 점이 눈에 띈다.
새로 도시가 건설되면서 건설한 사람의 이름이 붙여진 경우에 그 변화는 좀더 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스탄불은 기원전 7세기 초 그리스 장군 비자스가 식민지 개척을 위해서 건설한 도시로서 그의 이름을 따서 비잔티움으로 불리다가 330년 로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로마의 수도를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콘스탄티누스의 도시’라는 뜻의 콘스탄티노플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1453년 오스만 터키제국의 메메드2세가 이곳을 점령하면서 ‘도시로’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이스틴폴린’에서 유래한 이스탄불이라는 지금의 이름을 붙였다.
한편, 지명에는 그 도시의 기능이나 성격을 나타내는 접미어가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노량진, 삼랑진의 경우에 ‘-진(津)’은 나루터나 포구를 나타내고 장호원, 조치원, 사리원의 ‘-원(院)’은 역참이 있었던 교통의 요지를 뜻한다. 유럽의 도시에는 인스부르크, 함부르크, 아우구스부루크와 같이 ‘-부르크(burg)’라는 접미어가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부르크’는 중세에 건설된 성채도시 또는 요새도시를 뜻한다고 한다.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의 ‘-부르(bourg)’나 영국의 미들스버러, 에든버러의 ‘-버러(borough 또는 burgh)’도 같은 뜻이라고 한다.
슬라브어로는 ‘-그라드(grad)’가 같은 뜻을 나타내는데, 예를 들어 볼고그라드는 ‘볼가강가에 있는 도시’,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는 ‘하얀 도시’라는 뜻이라고 한다.
러시아의 제 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서구문화의 도입을 지상과제로 삼았던 러시아의 피요트르 대제(피터 1세)가 ‘유럽으로 열린 창’을 지향하여 1712년부터 건설한 도시로서, 이 도시의 수호성인인 사도 베드로(피터, 페테르)의 이름을 따서 도시명을 붙였다.
러시아 공산혁명 이후 잠시 페트로그라드로 칭해졌고 1924년 레닌이 죽은 후에 그의 이름을 따서 레닌그라드로 불리워지다가, 러시아의 개혁 개방의 물결을 타고 1991년 다시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옛 이름을 되찾았다.
우리나라 도시에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도시명을 붙인 경우가 드물다.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설계되어 건설된 세종시가 거의 유일한 예가 아닌가 생각된다. 세종시가 앞으로 어떠한 변화를 겪을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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