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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의회를 기대한다

▲ 엄철호 익산본부장
모른다는 것은 결코 창피한 일이 아니다. 지혜가 딸리면 공부하면 되고, 부족한것은 부단한 노력을 통해 채우면 된다.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 그야말로 진짜 창피하고 더 더욱 부끄러운 일이다.

 

익산시의회가 열공 모드에 빠졌다고 한다. (26일자 11면 보도)

 

28일부터 열리는 정례회를 앞두고 밤늦은 시간까지 사무실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나 이번 정례회는 내년도 익산시 예산(안)을 심사·의결하는 중대한 회기로 의원들마다 공부 삼매경을 통해 역량강화에 나섰다고 하니 그들의 맹활약이 그 어느 회기 때 보다 크게 기대된다. 주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의 예산 심의는 고유권한으로 당연한 의무다. 시민의 혈세가 어디서 새고 있는지, 불요불급하거나 경제성 없는 사업이 포함된것은 아닌지 등을 꼼꼼히 살피고 점검하는 일이 바로 시의회의 책무다. 따라서 시의회는 내년도 살림살이가 부디 건전하게 짜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익산시는 금년도 본예산 8687억 원 보다 281억 원이 늘어난 총 8968억 원의 내년도 예산을 편성해 시의회에 최근 제출했다.

 

시는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시비부담분 증가와 부채상환금 압박 등으로 내년도 예산 편성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신규 사업과 선심성 예산 등 불요불급한 지출경비를 최대한 아껴 편성했다”고 밝혔다.

 

익산시 살림살이가 녹록지 않아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심정으로 건강한 내년도 예산을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익산시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 내역을 촘촘히 뜯어봤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정말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심정에서 예산의 효율성 제고에 나섰는지 고개가 갸우뚱 거려진다. 불요불급한 세출예산을 과감히 삭감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주력했다는 집행부의 얘기가 도통 믿음이 가질 않는다.

 

마구잡이 퍼주기식 선심성 의혹을 짙게 풍기는 꼼수(?)의 예산들이 이런저런 ‘부기’를 달고 곳곳에 숨겨져 있는 탓인지 모르겠다.

 

공은 이제 시의회로 넘어갔다. 지방재정 운영의 건전성 확보가 시의원들의 어깨에 달린 셈이 됐다.

 

일단 예산 편성의 근본적인 문제를 따져보길 시의회에 주문한다.

 

과연 제대로 된 세입예산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쓸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집행 예산은 꼭 써야 할 곳에 쓰고 있는 지를 꼭 짚어봤으면 한다. 꼭 써야 할 예산을 편성하는 예산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의 익산 현실이기 때문이다.

 

비록 짧은 심사 기간이지만 가능한 많은 예산 항목을 꼼꼼히 살펴보길 추가로 주문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예산을 더욱 알뜰하게 꾸려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역이 처한 현실을 통찰하고 미래지향적인 예산인지도 검증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시의원들은 지역구 주민들을 의식한 선심성 예산 심의가 아니라 익산시 전체를 바라보는 균형적 시각으로 예산안을 심의해야 한다는것을 강조한다.

 

부디,시의회가 내년 예산을 정치 흥정물로 삼지 말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공인의 시의원들은 어떠한 자세로 예산 심사에 임해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사례들을 한번 떠오려 봤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시공여사(視公如私)’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공공의 재산을 내 것처럼 아껴야 훌륭한 목민관이란 의미다. 또 하나는 올해 영화 ‘명량’흥행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다. 1580년 이순신 장군이 고흥 발포만호(현재 해군 중대장급)로 재직할 때 전라좌수사 성박이 관아 뜰에 있던 오동나무를 베어 거문고를 만들려하자 “관아의 오동나무도 국가의 것으로 사사로이 쓸 수 없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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