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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화제 상영작 사전 검열하려고 하는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영화제 상영작들을 사전 검열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 영화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전 검열을 통해 정부 입맛에 맞는 작품들만 골라 상영을 허용하겠다는 것은 영화제를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 상업성을 떠나 순수성을 지향하는 지역의 각종 영화제 출품작이 크게 줄어들고, 다양한 시각의 작품들이 출품되지 않으면 영화제는 매력을 잃는다. 당장 오는 4월30일부터 5월9일까지로 예정된 전주국제영화제 등 지역 영화제들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전주영화제에 따르면 영진위는 영화제 상영작들이 상영등급분류를 받지 않고 상영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제29조 제1항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5일 소집된 정기회의에서 이 법안을 상정, 처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영비법 예외조항은 ‘특정인에 한하여 상영하는 소형영화·단편영화’, ‘영진위가 추천하는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 ‘국제적 문화교류의 목적으로 상영하는 영화 등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등급분류가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영화’는 등급 분류를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

 

이 예외조항 때문에 전주·부산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 상영작들은 영진위 등급 분류를 받지 않고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있다. 영진위가 관련법을 개정해 등급분류에 나서게 되면 영화제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과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심을 모았던 ‘천안함프로젝트’처럼 정부 입장을 벗어난 표현물들은 사전 검열을 통해 상영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초청작들의 영화제 출품도 위축될 것이 뻔한 일이다.

 

다행히 김세훈 영진위원장은 지난 2일 전주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제천영화제, 여성영화제의 집행위원장과 면담 자리에서 애초 5일 정기회의에 상정하려 했던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예외 규정의 개정안을 보류하기로 했다.

 

일단 급한 불은 꺼졌지만, 영진위가 언제 스위치를 누를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제거된 것은 아니다. 문제의 영비법 개정 움직임은 완전 철회돼야 한다.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국가다. 요즘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많아진 것도 당국의 영화 진흥 노력 덕분이다. 영화 심의를 강화하고, 정부 지원금을 무기삼아 영화 상영을 강제하는 등 최근 움직임은 영화 진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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