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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미륵사지 서탑 원형대로 복원하라

익산 미륵사지 서탑을 일제강점기에 개축되었던 모양대로 복원하려는 문화재청의 발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문화재 전문가들과 주민들은 이러한 계획이 실행되어 원형인 9층이 아닌 6층 비대칭 형태로 복원되면 시멘트로 덧씌웠던 일제 당시의 모습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익산 미륵사지에 있는 석탑은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우리의 귀중한 문화자산이다. 백제에 건립된 이 석탑은 국보 11호로 현존하고 있는 가장 오래되고 큰 석탑이다. 우리 역사에서 목탑이 석탑으로 이행하는 건축양식의 변화를 처음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당시의 사리봉인 방식과 탑 건립의식 등을 밝혀주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이다.

 

이렇게 중요한 문화재가 일제강점기에 시멘트와 모르타르로 보수된 채로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역사적인 아픔이 있기에 2000년에 석탑을 해체하고 다시 복원에 들어간 것이다. 서탑을 포함하여 미륵사지를 백제시대의 원형대로 복원하려고 노력해온 것은 과거의 상처를 지우고 우리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곧바로 세우기 위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이 6층 비대칭 형태의 서탑을 고집하는 것은 여러모로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이렇게 복원하면 당장 새로운 부재가 적게 들어가 비용이 절약되고 복원작업도 수월할 것이다. 하지만 붕괴의 위험도 있을 뿐 아니라 논란이 지속되면 향후에 다시 9층 복원을 시도해야 할 가능성까지 있다.

 

이에 대하여 미륵사지 복원의 책임을 맡고 있는 한국문화재연구소는 오랜 논의를 거쳐 결정된 복원방식이라며 홍보부족을 이번 논란의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사실이라면 7년의 논의 끝에 현재의 복원방식을 밀어붙일 수밖에 없는 납득할만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다.

 

문화재청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일제강점기에 개축된 형태도 역사의 현장이라는 억지를 부린다면 지금의 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륵사지 서탑은 근대문화유산이 아니라 우리의 오랜 역사와 조상의 지혜를 보여주는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은 역사관의 문제이다. 어떤 역사를 보존하고 강조할 것인가 그리고 미래의 역사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다. 단기적인 비용문제나 행정적 편의주의에 빠져 우리의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과 유적이 졸속으로 복원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익산 미륵사지 서탑은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백년대계를 생각하며 원형대로 복원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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