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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기사

[변화&소통] 독서동아리 활동

일상의 변화, 책 읽는 시민들의 토론모임 인기 / 전주시평생학습관서 동아리 지원·육성 사업

▲ 전주시평생학습관은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시민 독서동아리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전주시평생학습관과 전주독서동아리연합이 주최한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독서토론’행사.

해마다 시민기자단을 꾸려, 지역밀착형·독자친화형 뉴스콘텐츠 생산에 노력해 온 전북일보가 올해도 지역민이 참여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창(窓)을 엽니다.

지역에서 열정적으로 뛰고 있는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중견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시민기자단은 매주 한 차례씩 생태환경·사회복지·평생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민과 소통, 우리 사회 바람직한 변화를 모색할 계획입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지역사회를 좀 더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정보를 전하는 동시에 모두가 공유하고 또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적 가치와 현안도 제시합니다.

 

퇴근 시간이 다가올 무렵, 50대 후반의 남성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를 들고 전주시평생학습관 사무실에 들어왔다. 작년에 독서동아리 인큐베이팅 사업을 통해 독서동아리를 만나 지금까지 참여했는데, 1년을 맞아 본인이 직접 만든 두부를 전 직원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 해 본 것이 평생 처음이었고, 인생이 즐거워졌다고 하는데, 왠지 모를 감동이 밀려왔다.

 

전주시평생학습관 주위에는 이런 사례들이 많다.

 

한 평범한 주부는 큰 아이가 3살 때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일러스트를 보고 그림책에 매력을 느꼈다. 내용보다 그림에 꽂힌 그는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정승각 작가의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 원화 전시를 보고 ‘이렇게 질 좋은 그림책을 함께 볼 사람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5년의 시간이 흐른 후 독서동아리에 가입했다. 그곳에서 전주독서동아리연합과 전주시평생학습관에서 진행하는 ‘독서동아리 진행자 워크숍’과정을 알게 됐다. 진행자 과정을 마치고, 평생학습관에서 지원하는 ‘독서동아리 인큐베이팅 사업’에 그림책 동아리를 지원했다. 그리고 2012년에 시작한 동아리가 현재 3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내 마음의 그림책’이다. 그 평범한 주부는 현재 ‘내 마음의 그림책’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전선영 대표고, 지금은 그림책 강사로, 전주독서동아리연합회 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혼자 읽으면 독서(獨書), 함께 읽으면 공독(共讀)이다. 왜 사람들은 혼자 읽기의 즐거움에서 함께 읽기의 즐거움에 빠졌을까?

 

전주시평생학습관에서 독서동아리 길잡이 양성과정을 담당하는 오충렬 팀장은 본인이 대학시절 소설 ‘아리랑’을 읽던 추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라도 사투리가 맛깔스럽게 표현되어 감탄사를 절로 나게 하던 ‘아리랑’은 전체가 간행되지 않아 한 권, 한 권 기다리며 구입해 읽었다고 한다. 책을 먼저 읽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서 열 명이 돌려가며 읽었는데, 새 책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애인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고, 책을 읽은 사람들은 밥을 같이 먹으며 둘러앉아 애인 같은 책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고 한다. 혼자 읽었을 때 느낄 수 없는 즐거움과 배움이 있는 것이다.

 

요즘 들어 함께 읽는 공독(共讀), 즉 독서동아리가 관심을 끌고 있다.

 

독서동아리는 책을 함께 읽고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말한다. 함께 읽는다면 주관적 해석에 빠지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견지할 수 있다.

 

전주시평생학습관은 시민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독서동아리를 지원, 육성하고 있다. 독서동아리는 책을 읽는 것과 동아리를 운영하는 것이 똑같이 중요하다.

 

또한 독서동아리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진행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주시평생학습관은 이러한 동아리 길잡이(독서토론 진행자)를 양성해서 직접 동아리를 기획하고 운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독서동아리 인큐베이팅 사업’은 독서동아리를 기획해서 운영해보고 결국 동아리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독서동아리 인큐베이팅’을 통해 많은 동아리가 육성되어 현재 전주시에 40여개의 독서동아리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삶에 무기력했던 주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했던 청년, 인생 후반기에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 지 답답했던 노년, 자식을 키워 놓고 허무해하던 장년이 독서동아리를 만나 삶에 재미를 맛보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사례를 만나곤 한다. 삶이 무료하고 재미없다면 독서동아리를 만나야 한다. 동아리에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를 만날 수 있다. 동아리를 만나면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다.

▲ 구성은 전주시 평생학습관장

올해도 전주시평생학습관에서는 독서동아리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고 있다. 3월 16일부터 4월 13일까지 매주 월요일(총 5회) 전주전통문화연수원에서 ‘독서동아리 길잡이 양성과정’을 진행했다.

또한 5월부터는 초기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인 ‘독서동아리 인큐베이팅’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함께 읽기의 즐거움을 맛보실 시민은 전주시평생학습관(063-241-1123), 또는 전주독서동아리연합(http://cafe.daum.net/jeonjureadingforum)으로 문의하면 된다. /구성은 전주시 평생학습관장

 

(※ ‘전주시평생학습센터’는 2015년 2월 27일, 개정된 전주시평생교육조례에 의해 ‘전주시평생학습관’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 '내 마음의 그림책'은

- 엄마들의 행복한 책 수다방

‘내 마음의 그림책’은 엄마들이 모여 그림책을 읽는 독서동아리다. 지난 2012년 10월, 전주시 인후동 한신휴아파트 옹달샘도서관에서 첫 모임을 가진 후 매주 작가별 그림책을 선정하여 독서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5월부터는 전주 아중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매주 2권의 그림책을 읽고 있다.

 

2013년 8월에는 전주 아중도서관에서 ‘내 마음의 그림책’이 추천하는 작가의 그림책 40여권을 전시하기도 하고, 지난해 5월에는 한태희 작가의 그림책 전시와 특강을 열기도 했다. 평생학습 한마당을 통해 시민들에게 동아리 활동내용을 소개하기도 하고, 회원들이 함께 국립중앙박물관과 오르세미술관 기행도 다녀오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처음부터 쉬웠을까? 전선영 대표는 모임을 시작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아파트 도서관에서 시작하다보니 회원들이 대부분 주부였고, 긴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엄마들은 어딘가에(?) 꼭꼭 숨어서 잘 나오지 않았다. 모임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대표의 입만 쳐다보는 것 같아 힘에 부쳤고, 회원들의 자발성을 끌어내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처음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보여주기 위해 동아리에 참여한 엄마들이 독서토론에 참여하면서 그림책을 통해 스스로 위로를 받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엄마들은 그림책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면서 자기 목소리를 내게 되고, 하나 둘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시기적절하게 도서관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벌인 것도 모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선영 대표는 앞으로 지역을 소재로 한 그림책도 만들고 싶고, 지역작가를 초청하여 그림책 만들기를 함께 하며 전문성을 높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미 매주 도서관 그림책 읽어주기 봉사와 함께 초등학교 그림책 읽어주기 봉사까지 나눔을 통해 활동을 넓히고 있는 전선영 대표야말로 살아있는 그림책이 아닐까. /구성은 전주시 평생학습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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