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위원회 독립화에 합의하고, 국회의 수정권 포기까지 논의하면서 농촌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3대1인 인구편차를 2대1로 조정해 선거구를 만들면 수도권 등 대도시는 선거구가 늘어나는 반면, 인구 2∼3만 명 안팎이 대부분인 농촌 군단위 4∼5개가 단일 선거구로 묶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농촌지역만 대선거구제가 되는 불합리한 선거구가 전망된다.
큰 틀에서 보면 획정위 독립과 국회의 수정권 포기 논의는 환영할 일이다. 국회의원들이 제밥그릇 챙기기 식으로 나눠오던 선거구를 객관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정권 포기는 국회의원들이 가졌던 기득권을 완전 포기하는 것이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전북처럼 농촌지역이 많은 지역 입장에서 볼 때 선거구획정위 독립화와 국회 수정권 포기는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대로 선거구를 나눌 경우 농촌지역은 여러 개 군단위가 통폐합된다. ‘농촌만 대선거구’가 현실화되지만, 국회 조정 단계가 없어지면 농촌지역이 대응할 길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선거구당 평균 인구는 20만8,475명이다. 인구 하한선은 13만8,984명, 상한선은 27만7,966명이 된다. 이 기준으로 볼 때 전북은 2개 선거구가 인구 상한선을 초과하고, 4개 선거구는 인구 하한선을 미달한다. 무주·진안·장수·임실 선거구를 비롯해 고창·부안, 남원·순창, 김제·완주, 정읍 등 대부분 선거구가 대폭 조정될 수밖에 없다. 전주와 익산, 군산 지역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구가 조정 대상이 되는 것이다.
물론 지난 1일부터 8월까지 가동되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다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 비례대표, 석패율제 등 민감한 사안들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유심히 지켜볼 일이다.
우리는 헌법재판소 선거구 판결이 지나치게 인구 중심적이었음을 다시 한번 지적한다. 또 선거구획정위가 농촌과 도시를 인구만으로 판단하는 오류를 또다시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회 정개특위와 선거구획정위는 농촌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산업화 쓰나미에 휩쓸린 농촌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전반에 걸쳐 낙후돼 있고, 큰 폭의 인구 증가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농촌 산간지역의 발전을 고민하는 선거구획정위 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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