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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감옥섬' 세계유산 등재 중단을

▲ 이복열 하시마 한국인희생자 유족회장·경희대 새만금캠퍼스 교수
지금 일본은 대동아전쟁 당시의 살인적인 한국인 노동현장, ‘하시마 탄광’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겠다고 설치고 있다.

 

한국인 징용자들의 한이 서린 하시마(端島) 탄광은, 징용 노동자 신분으로 일단 입소하면 죽어서야 빠져 나갈 수 있다고 하여 ‘감옥섬’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의 삼촌 李琓玉씨는 昭和 18年(1943년) 10월 27일, 미쓰비씨에 강제징용을 당해 1944년 6월 6일 미쓰비씨 소유, 하시마 탄광에서 채탄작업 중 추락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생환 징용노동자로부터 들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나 미쓰비씨 측으로부터 사망통보를 정식으로 받지 못해서 가정적인 비사를 규명하기 위하여 30여 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항일투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일본은 하시마 탄광에 한국인을 강제 징용하여 식민 노예로 혹독한 강제노동을 시킨 사실은 깡그리 무시한 채, 일본의 근대화에 기여하였다고 뻔뻔스럽게 자화자찬하면서 세계 문화유산 등재에 혈안이 되어 가지각색 로비를 벌이면서 국제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하시마 탄광은 전쟁 말기에 한국인 800여 명이 징용돼 100여 명이 무참히 희생된 악명 높은 섬으로, 1974년 폐광하여 역사의 한을 남 음산한 과거역사를 대변하는 유령섬이 되었다. 그러나 하시마 탄광은 최근 일본의 유명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이 하시마 탄광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면 강제노역으로 징용자를 비참하게 희생시킨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배상까지 청산한 후에 추진해야 한다. 이웃 나라 피해자들의 심정을 무시하고 그토록 줄기차게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을 볼 때, 일본은 자국의 입장과 처지를 냉철하게 고려할 줄 모르는 나라로 볼 수밖에 없다.

 

아울러, 1950년 주일 미군정청에 의하면, 한국인 징용자들로부터 강제 착취한 노동임금 2억 3700만 엔(현재 시가로 약 40조 원 추산)이 있는데, 이 노동임금은 지난 70여 년 동안 일본정부에 공탁·보관되어 일본 경제발전에 종잣돈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지금도 일본 정부는 국고환수를 못하도록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일본은 이 돈을 지불할 수 없는 이유로, 1965년 한일협정으로 이미 지불되었다’는 황당한 변명을 하고 있다.

 

이런 피눈물로 얼룩진 노동임금은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의 고귀한 개인재산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당연히 청산해야 마땅할 것이다. 이처럼 억울하고 분하고 원망스럽게 죽어간 한국인 원혼은 지금 일본 열도를 휘감고 떠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본은 하시마 탄광의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고집하고 있다.

 

모름지기 일본이 아시아권과 국제사회에서 존경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진정한 사죄와 과거 청산이 필요하다. 이럴 경우에만 ‘감옥섬’ 하시마 탄광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대해 상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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