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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소통] 전주시 생태도시 종합계획

'꿈꾸는 생태도시' 시민이 직접 디자인한다

▲ 지난 4월 22일 전주시청 회의실서 열린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 수립 용역’ 착수 보고회.

얼마 전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인하여 지금도 자전거 타기가 겁이 난다. 출퇴근하는 길을 돌이켜보니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대부분의 길이 자동차 위주로 디자인되어 있다 보니 자전거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은 거의 없다. 도로는 물론이고 인도까지 자동차가 점령한 지 오래다.

 

자동차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엄청난 불평등이 숨어있다. 전주시의 인구는 65만 명(2012년 기준)이고 자동차 등록대수는 25만(2012년 기준)대다. 1사람 당 1대씩만 소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자동차 등록대수는 전체 시민의 38.4%에 불과하다.

 

그런데 도로의 대부분을 차도가 차지하고 있고 그나만 보행자를 위한 인도조차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동의 편리함을 위해 태어난 자동차가 이제는 교통체증으로 인하여 보행자는 물론 자동차 스스로의 이동성마저 가로막고 있다.

 

자동차가 달리는 거리를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 놀 수 있는 거리로 만들 수는 없을까?

 

사람과 자전거, 대중교통이 우선이 되어 시민들에게 평등한 이동권이 보장되는 도시를 만들 수 없을까?

 

이 모든 것들이 시민의 참여로, 시민의 힘으로, 시민의 아이디어로, 시민의 손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대한민국 그 어느 도시에서도 시도한 적이 없는 전주의 위대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바로 ‘전주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이다. 그동안의 도시계획이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일이었다면 전주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시민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토론하며, 결정한다.

 

전주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 수립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오창환 책임연구원·전북대 교수)에서는 생태도시 종합계획을 함께 만들어나갈 1,000인의 시민 디자이너를 모집하고 있다. 시민 디자이너로 참여하는 시민에게는 연구진에서 연구한 결과들이 정기적으로 보고된다. 또 시민 디자이너들은 원탁회의를 통하여 생태도시 종합계획 수립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 김승수 전주시장이 지난 4월 24일 오창환 전북대 교수 등 생태·환경 분야 전문가 및 환경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삼천 상류지역을 방문, 생태하천 복원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전주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은 환경에 국한된 계획이 아니다. 연구진이 제안한 생태도시 개념 10가지(자동차 중심이 아닌 사람중심 도시, 대중교통이 잘 발달된 도시, 이웃과 약자를 배려하는 도시, 아이와 청소년이 행복한 도시, 자연과 경관이 잘 보존된 도시, 에너지와 식량 그리고 환경위기에 대해 준비된 도시, 시민들이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도시, 생물다양성이 높은 도시,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도시, 문화·역사·교육이 살아있는 도시)에서 알 수 있듯이 전주시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포괄적 도시계획이다.

 

이러한 생각의 전환점들은 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2011년 지진으로 인해 붕괴된 도심을 재건축하는데 그 곳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자 이같은 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정부에서도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도심을 건축하는데 힘을 쓰고 있다. 이처럼 시민 원탁회의는 시민들로부터 나온 의견과 경험들이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과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시민 원탁회의가 전주에서도 진행된다는 것은 사람 중심적인 생각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계기다.

 

‘더 많은 도로가 생길수록 차량이 증가하듯이 시민을 위한 공간이 늘어나면 시민들의 활동이 증가한다’ 는 건축가 얀 겔의 말처럼, ‘사람의 도시, 품격의 전주’라는 슬로건을 내건 전주에 진정으로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새로운 바람이 불기를 기대한다.

▲ 박이슬 전주의제21추진협의회 간사

● [시민디자이너 무슨 일을 하나] 전주의 미래, 아이디어 제안·도시종합계획 수립과정 참여

 

‘자동차가 점령한 도로를 보행자와 자전거에게 나눠주면 어떨까.’

 

도시를 나만의 아이디어로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정말 흔치 않은 일이다.

 

생태도시를 꿈꾸는 전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아주 간단한 신청 절차를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 수립’ 용역 과정에 ‘시민 디자이너’로 참여할 수 있다.

시민 디자이너는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 수립과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해서 전주시민을 대표하게 된다. 시민들이 각자 원하는 꿈과 생각을 전문가들을 통해 현실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자리다.

 

전주 생태도시 종합계획이 수립되는 올 연말까지 3차례 걸쳐 시민 디자이너 원탁회의가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는 미래 도시의 모습에 대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고, 생태도시 종합계획안을 놓고 토론도 할 수 있다.

 

생태도시 전주 시민 디자이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전주의제21추진협의회(063-281-2959)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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