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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공감] 조선군례보존회 시범단

얍! 휘이익~ '옛 모습 그대로'…전통무예 맥 잇다

▲ 지난 25일 전주 객사에서 조선군례보존회 시범단이 무령의례(武靈議禮) 시연회를 열었다.

‘知之者는 不如好者요(지지자는 불여호자요), 好之者는 不如樂者니라(호지자는 불여낙자니라).’

 

아는 자는 좋아 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 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 논어 옹야편 중에서 -

 

좋아서 하되, 사적인 이익은 멀리하고, 전공 혹은 업(業)과 다른 것을 모여서 하는 것이 동호회다. 사전적 의미의 동호회(同好會)는 공통의 관심사나 목표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다. 분야에 따라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동호회 활동은 생활의 일부가 됐다. 인터넷 카페 등의 동호회 숫자만 보더라도 즐기는 사람들의 천국이다. 많은 시간을 쏟고, 경제적인 투자까지 이어지면서 다양하고, 어떤 경우에는 전문가의 영역을 넘보는 분야까지 있다.

 

도내에는 동호회를 넘어 전통무예를 보존하고 알리는데 앞장서는 무인들이 있다. 이들은 조선시대 군례(軍禮)를 통해 그 시대를 읽고 전통을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군례(軍禮)는 왕을 위한 의전 행사다. 〈국조의례〉에 나와 있는 군례를 보면 군사의식이 행해진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군례에 나와 있는 의식은 출정식, 산신제, 거화, 점화, 봉수대 의식 등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으로 가득하다.

 

조선군례보존회(朝鮮軍禮保存會)는 이 가운데 다른 예식보다는 군례 부분을 발췌해 연구하고 재현하는 사람들이다.

▲ 조선군례보존회 시범단의 정례회에서 연습 모습.

조선군례보존회 시범단의 단장 손태경 씨(47)는 태권도와 검도 수련을 인연으로 26세부터 체육관을 운영한 무인이다. 15년 전부터 무술만이 아닌 무술과 함께 의식이 행해지는 군례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사회활동과 접근방식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는 경찰무도 본부장, 삼단봉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기술을 넘어 정신적으로 무술이 다다를 수 있는 부분이 어디까지 인지 고민하며, 옛 문헌 등을 통해 조선시대 군례를 재현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무술이 아닌 무예의 매력에 끌려 연구를 시작했으며, 지난 2007년과 2008년 제34회와 제35회 고창모양성제의 총괄운영을 맡으면서 체험, 문화, 시연, 시범 등의 경험을 쌓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놋쇠를 이어붙여 만든 갑옷인 두석린(頭錫鱗), 옷 안쪽의 철판을 대는 두정갑(頭釘甲), 상의와 하의를 연결한 철릭, 무관이 입던 군복인 구군복(具軍服) 등 갑옷의 종류, 군복, 시범을 위한 월도, 검술, 조선세법, 현간권법, 지상무예, 마상무예 등의 무예를 설명하느라 입과 손이 바빴다.

 

손 단장은 지난해부터는 무예를 좋아하고, 함께 재현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뜻을 모았다. 전주시 평화동, 삼천동, 효자동에서 각각 해동검도 관장을 하는 이강현(50), 김은성(42), 이찬호(43) 씨와 일반인 최병권(42), 이지선(40) 씨와 함께 연습과 활동을 하고 있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정례회에서는 최소 3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 시범 일정이 잡히면 모든 주말을 반납하고 연습에 여념이 없다.

 

이들은 〈무예도보통지〉를 기본으로 하고 지역의 역사와 관련된 문화도 공부한다. 대나무 베기와 24반 무예도보통지와 권법, 창, 검술을 한 뒤에 복합적으로 진법을 연습한다. 여기에 궁신, 베기, 활쏘기(동계궁-궁술) 등도 가미해 수련에 임한다.

 

모임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모품 등의 경비 등은 구성원들이 각자 갹출해서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시연 행사는 지인의 모임인 전주상고 동문모임에서 했다. 이어 전주 천양정에서 열린 남녀 궁도 대회에서 시범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25일에는 전주에 있는 객사에서 처음으로 무령의례(武靈議禮)의 시연회를 열었다. 이 시연회에서는 그간 준비해온 〈무예도보통지〉의 무술을 시범에 이어 관람객에게 갑옷 입고 사진 찍기와 활쏘기 등의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하지만 시내 중심에 위치한 객사인지라 진검 베기와 관람객 활쏘기 등은 안전문제로 빠지기도 했다.

 

아직은 홍보 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만 관광객에게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예향의 고장으로 전주를 빛낼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이들은 앞으로 각종 문화행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무술을 알려주고 그 시연을 통해 활쏘기, 전통 무기를 다루고 각종 갑옷과 옛 군복을 입어보는 체험 등으로 볼거리, 즐길거리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다고 피력했다.

 

매번 연습을 위해 모일 때마다 트럭으로 한 차 분량의 짐을 나르고, 경비 또한 만만치 않게 들어가지만 그럼에도 이들을 한자리에 모여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원동력은 오랜 시간에 걸친 수련과 이제는 진정 즐기는 자의 자세로 임하는 열정이었다.

 

● ['무예도보통지'는] 조선 정조때 '종합무예 교범' 전투기술 중심 총 24종 수록

 

조선 정조 때 이덕무·박제가·백동수 등이 왕명에 따라 편찬한 종합무예서다. 1790년(정조 14)에 4권4책으로 목판본으로 완간됐다. 무예24반(武藝二十四般)을 그림으로 풀어 설명한 무기서(武技書)로 〈무예통지〉·〈무예도보〉·〈무예보〉라고도 한다.

 

임진왜란 이후 군사훈련용의 무예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돼 1598년(선조 31) 한교(韓嶠)의 〈무예제보(武藝諸譜)〉가, 1759년(영조 35)18기에 관한 도보인 〈무예신보(武藝新譜)〉가 간행됐다. 〈무예도보통지〉는 〈무예제보〉·〈무예신보〉에 기예 6기를 더해 24기를 만들고 도보를 붙여 조선의 무예를 집대성했다. 손쉽게 기예를 익혀 국방에 만전을 기하려는 의도로 도보를 중심으로 자세한 설명을 실었다.

 

내용을 정조의 서(序)를 비롯해 범례, 병기총서(兵技總敍), 척·모사실(戚茅事實), 기예질의(技藝質疑), 인용서목(引用書目) 등으로 구성했다. 본문에는 24종의 병기(兵技)를 수록했고, 책 끝에는 관복도설(冠服圖說)과 고이표(考異表)가 부록으로 포함됐다. 전투기술을 중심으로 한 실전 훈련서로, 당대의 무예와 병기를 종합적으로 조감할 수 있다는 평이다.

▲ 김정준 전북도립국악원 사무국 공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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