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애국자를 제대로 챙기지 않는 대한민국

전북인은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분연히 일어나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웠다. 남원사람들은 1597년 왜군이 재침했을 때 남원성에서 고니시, 가토 등 조선 침략 선봉장들이 거느린 5만 6000여 대군에 맞서 치열하게 싸우다 산화했다. 그 장렬한 산화 현장이 남원 소재 사적 제272호 만인의 총이다. 수 천 명의 남원성 주민들은 4,000명에 불과한 조·명연합군과 함께 목숨바쳐 싸웠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부는 1981년에야 사적으로 지정된 만인의총에 대한 국가 관리를 계속 외면하고 있다. 끈질긴 지역 요구에 최근 행정자치부장관이 ‘만인의총 국가관리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을 뿐이다. 전북은 임진왜란 당시 웅치와 이치, 금산전투, 남원성전투 등 왜군의 한양 진격과 병참 호남평야 점령을 저지하기 위해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정부가 이런 공적까지 차별하는 것은 큰 문제다. 금산의 칠백의총을 일찌감치 국가 관리로 지정한 정부가 남원의 만인의총에 대한 국가관리를 외면하는 것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정부의 이같은 태도는 나라를 되찾기 위해 싸우다 갖은 고초를 당하고, 목숨까지 잃은 조선말 대한제국 초기 의병들에 대한 서훈 추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의병연구가 이태룡 박사가 정부에서 발행한 ‘독립운동사자료집 별집 1-의병항쟁재판기록’을 분석했더니, 일제 당시 의병 활동을 하다 붙잡혀 재판 받은 의병 496명이 지금까지 정부 서훈에서 외면받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1974년 발행한 이 자료집에는 의병 활동을 하다 체포돼 재판 형식을 거친 1,067명의 판결물이 담겨 있고, 정부는 이들 중 571명에게 서훈 추서했다. 나머지 496명은 미수훈 상태인 데, 이 중 201명이 전북 의병들이다.

 

정부가 1962년부터 독립유공자 서훈을 시작했지만, 목숨걸고 외세에 항거했던 의병들에 대한 공적이 계속 외면되고 있는 것은 개탄할 일이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애국지사와 의병 등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며 헌신한 분들에 대해 적극적이어야 한다. 국가보훈처가 왜 있는가. 후손이 신청하면 서류 정리해서 절차 밟아주면 끝인 기관인가. 다른 정부기관은 몰라도 국가보훈처는 자료에 남아 있지 않은 애국인들까지도 끝까지 추적 발굴해 추서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 40년 전에 자신들이 발간한 자료집 속의 의병도 챙기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다.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만평[전북만평-정윤성] “이 길이 아닌가벼~” 전주세계소리축제 개최시기 변경?

오피니언새만금 신공항과 ‘하늘길 자립’

오피니언[사설] HJ중공업 군산조선소 인수 기대크다

오피니언[사설] 새만금공항, 본안 항소심에 더 치밀한 대응을

오피니언INFP 어떤가요? 갑목(甲木)에 사수자리인데, 쿨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