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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유감

▲ 이성수 소설가
과거 같으면 풍년이니 아니니 하며 언론매체가 호들갑을 떨어야 할 시기이다. 그런데도 말 한 마디 없이 잠잠하다. 아마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 과거 7·80년대까지만 해도 쌀 생산량은 항상 모두의 관심이었다. 그런데 이제 쌀이 남아돌아 그 처치를 걱정하고 있다. 이제는 휴경지에 대하여 보조금을 주면서까지 쌀 감산 정책을 펴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언론 매체마다 살빼기 광풍이다. 지상파는 물론이고 특히 케이블 TV는 살빼기와 요리프로그램의 편성에 사활을 거는 듯하다.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면 좋지 않은 것이 없다. 그리고 과거에는 쳐다보지도 않았던 잡초까지도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떠들어 대고 있기도 하다. 물론 좋으니까 좋다고 할 것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는 말이라서 믿지 않을 수도 없다.

 

그런데 좋지 않다며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하나있다.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쌀을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비만이 만병의 원인이니 결국 쌀은 만병을 일으키는 공적이라는 말의 다름 아닌 표현이다.

 

과거에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 대부분의 가정의 밥그릇은 지금보다 무척이나 컸다. 밥을 많이 먹어야 힘이 세지고 건강해지는 것이라며 쌀밥을 많이 먹었다. 그만큼 쌀밥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영양소였다. 또 많이 먹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비만이 염려되지 않았다. 오히려 비만한 사람을 부러워하기까지 했었다. 일테면 대부분의 사람이 살찌기를 바랐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과거에 비해 탄수화물(쌀)의 섭취가 현격하게 줄었다. 그리고 살찌지 않는 먹거리들이 쌀밥의 빈자리를 매웠다. 주장대로라면 비만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현격히 줄어야 맞지 않은가?

 

필자는 식품이나 건강에 대해 문외한이다. 그리고 탄수화물의 어떤 성분이 어떤 경로로 비만을 일으키지도 모른다. 많은 전문가들은 주장의 근거를 일반국민들에게 과학적 방법으로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물론 허술하기 짝이 없는 의문들이다. 내가 주장으로 삼는 비만의 기준이 모호할뿐더러 당시 사회적 현상의 논리가 미흡하기 짝이 없다. 모두 주관적인 것들뿐이다. 하지만 먹거리도 유행을 탄다고 한다. 한때는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느니, 비타민을 섭취해야 하느니 하며 떠들어 대더니 요즘은 무슨 배리가 유행이란다. 참으로 웃기는 현상이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전문가들의 한마디가 만들어 낸 파급력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쌀밥이 비만의 주범으로 내몰리는 것도 왠지 유행처럼 느껴진다.

 

농민들의 시름이 점점 더 깊어져 가고 있다. 농업 강국들과 FTA가 속속 체결되고 있어 그럴 것이다. 우리 농업의 경쟁력이 문제라며 검증되지 않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누가 뭐래도 쌀은 농촌경제의 근간이다. 그렇지만 정부도 대체작물을 권유하며 쌀이 비만의 주범이라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태도다. 마치 불길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 되어 쌀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그런 만큼 농촌 경제는 점점 더 어려워져갈 것이다. 사회풍조까지도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만 같다. 답답하고 안타깝다. 정말 쌀밥이 비만의 주범인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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