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가를 불러야 할 농업인들이 쌀값 하락에 되레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해 5만2000원(나락 40㎏)이던 쌀값이 올 4만5000원으로 10% 넘게 떨어지면서다. 쌀값 보장을 요구하는 농가의 야적시위가 재연되고 있다. 풍년에 따른 재고량 증가, 쌀값 하락, 농가 시위 등으로 연결되는 상황이 매년 되풀이 되는 상황이 안타깝다.
올해 쌀 생산량은 작년보다 0.4% 늘어난 425만8000톤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쌀 수요량이 400만톤인 점을 고려하면 25만 8000톤이 초과 생산된 것이다. 이미 쌀 재고량이 적정 규모 8만톤을 넘어 136만톤에 이르는 상황에서 쌀 소비마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여기에 WTO 체제 하의 의무 수입 물량으로 해마다 40만9천t을 수입하고 있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쌀 소비량은 19.3% 줄어든 반면 생산량은 그 절반에 불과한 10.7% 감소에 그쳤다. 농작물의 경직성을 고려할 때 쌀 생산량을 조절하는데 한계가 있다. 또 식량안보나 환경 측면에서 쌀 생산을 급격히 줄이는 것도 문제가 있다. 쌀 생산비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를 늘리는 게 해법이다.
정부는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공공비축미 20만톤 추가 수매’와 ‘민간 매입 지원’ 대책을 내놓았으나 쌀값 하락을 진정시키는 데는 역부족이다. 수확기 일시적 격리는 재고만 늘려 향후 더 큰 부담으로 남는다. 오죽하면 쌀 흉년이 한 번 들어야 정부가 정신을 차릴 것이란 말이 나온다. 공산품이나 다른 농작물과 달리 쌀은 우리의 주식이다. 농가를 여전히 지탱하는 중심에 여전히 쌀이 자리하고 있다. 자급자족했던 작물들이 농민들의 외면 속에 어떤 처지가 됐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국내 곡물 자급률이 24%에 그치는 실정에서 쌀농사 기반마저 무너지는 상황은 국가적 재앙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쌀 소비대책에 소극적이다. 매년 재고량이 늘면서 쌀값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속수무책이다. 국민들에게 쌀을 더 많이 소비하라는 캠페인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밥쌀 수입과 TPP에 가입 시 쌀 추가 개방문제가 남아있어 대외적인 여건도 녹록치 않다. 국내산 쌀이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게 근본대책이지만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우선 당장 재고미를 줄이는 게 급선무다. 중단된 대북 쌀 지원도 그 한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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