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명절의 화두는 단연 두 달 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의 향배였다. 특히 새로운 야당 창당으로 전북에서 특정 정당의 프리미엄 없이 치르는 선거가 될 것이란 점에서 두 야당에 대한 비판과 기대가 설날 밥상을 뜨겁게 달궜다. 전북에서 만년 야당인 새누리당이 올 총선에서 한 석이라도 건질 수 있을지도 지역민들의 관심사였다. 자녀의 취업, 팍팍해진 살림살이, 침체된 경제, 안보 등 현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정부와 정치권의 무능에서 비롯됐다는 엄중한 비판과 싸늘한 시선도 설 민심에서 잘 드러났다.
올 총선에서 전북의 민심이 어디로 향할 지가 정치권은 물론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의 큰 관심거리였다. 전반적으로 국민의당 창당에 따른 야권 분열로 야당의 입지가 더 위축될 것이란 우려와, 특정 정당의 독주체제 종식으로 지역 정치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엇갈렸다. 그러나 두 야당에 대한 지역 민심은 흔연스럽지 못했다. 더민주당의 경우 전북에서 몇 십년간 전적으로 지지하고 성원했으나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수권정당으로서 기대를 어렵게 하고, 지역의 텃밭정당으로서 역할에 실망감만 안겨줬다는 비판이 가해졌다. 기득권 정치를 비판하며 담대한 변화를 모토로 삼은 국민의당 역시 창당 정신을 제대로 살릴 추동력이 있는지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았다.
정부·여당의 정책 실패에 맞서 싸우지 않고 야-야 세력 확장에만 몰두하는 데 대한 성난 민심도 있다. 정치권이 말로만 서민경제를 위한다고 외치면서 막상 한겨울 날씨만큼이나 추운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돌보지 않은 데 대한 눈총이 정치적 염증까지 불러오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자녀가 취업을 못해 귀성 행렬에 끼지 못하고, 자영업자들은 소비부진으로 문을 닫기 직전이며, 앞으로 국내외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예고에 서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걱정을 정치권이 제대로 알고 진정으로 대책에 부심하는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올 총선이 지역 정치의 폐쇄성을 타파하면서 유능한 인재들이 대거 등장해 새로운 정치의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기성 정치인들의 잘잘못을 엄정히 평가하고, 정당을 떠나 이번에는 유권자 혁명이 이뤄져야 한다. 서민들이 바라는 경제살리기 역시 정치를 잘하는 데서 출발한다. 정치가 서민을 걱정하지 않고, 오히려 서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치권은 지역의 설 민심을 잘 읽었을 것이다. 지역민들의 주름을 펼치는 정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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