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자연이 준 선물, 갯벌의 가치

생태적 가치 ‘숲의 10배’ 年 경제가치 ‘1㎢ 63억’…보존·자원화 더 박차를

▲ 김양수 해양수산부 대변인

육지에서 바다를 향해 달리다 보면 육지인 듯 바다인 듯 드넓게 펼쳐져 있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바로 ‘갯벌’이다. 갯벌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밀물 때는 바다에 잠기고 썰물 때는 물 밖으로 드러나는 모래 점토질의 평탄한 땅’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사전적 의미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그러나 갯벌을 하루만 들여다보면 갯벌이 그렇게 ‘간단’, ‘명료’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갯벌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며 그 안에서 치열한 삶을 꾸려가고 있다.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게, 고둥, 갯지렁이 등 작은 생물들부터 장거리 비행 중 잠시 지친 날개를 쉬어가는 철새까지 갯벌은 다양한 생물들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갯벌은 전 지구 생태계 면적의 0.3%에 불과하지만 자연의 정화조이자 지구의 허파로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숲의 10배, 농경지의 100배에 달한다. 갯벌1㎢의 연간 가치는 63억 원으로 우리나라 갯벌 2487.2㎢의 연간 총 경제적 가치는 약 16조원에 이른다. 특히, 우리나라 갯벌의 생물다양성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유럽보다도 약 4.3배 많은 717종의 대형저서동물이 우리 갯벌에 서식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30여 년간 산업단지 건설과 농지 확보를 위한 매립과 간척사업으로 여의도 면적 247개(716㎢)의 갯벌이 우리 국토에서 사라졌다.

 

선진국들은 일찍이 갯벌의 생태, 문화, 경제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복원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샌프란시스코만의 64.7㎢ 면적의 폐염전을 습지로 복원했고, 네덜란드도 농경지로 간척했던 스켈트강 하구 방조제를 제거해 습지로 되돌리는 역간척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독일·네덜란드·덴마크 3개국에 접한 북해 와덴해(Wadden Sea) 갯벌은 갯벌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의 선도 모델이 되고 있다. 와덴해는 지속적인 갯벌 보전 및 복원을 통해 체류형 생태관광지로 개발한 결과 연간 80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생태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정부도 사라져가는 갯벌을 보존하고 더 나아가 갯벌을 자원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해양수산부가 갯벌 보존을 위해 지난해 말까지 지정한 연안습지보호지역은 총 13곳이다. 지난해에는 ‘갯벌자원화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올해부터는 서해와 남해에 분포한 간척지와 폐염전을 갯벌로 되돌리는 ‘갯벌자원화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최근 갯벌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개발보다는 보존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라북도에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갯벌자원이 있다. 고창·부안 갯벌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인정받아 2010년 2월 1일 람사르 습지로 지정·등록됐으며, 2013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의 핵심지역으로 선정됐다. 고창갯벌은 고창군과 부안군 사이에 있는 곰소만에 위치한 반폐쇄적인 갯벌로 새만큼 갯벌이 사라짐에 따라 그 생태적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0년 고창갯벌을 갯벌복원 시범사업지로 선정하여 오염된 양식장을 염습지와 갈대 군락지 등으로 복원하고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고창군도 해양생태관광객 유치를 위해 고창갯벌 생태안내인 양성과정을 개설해 갯벌을 적극 홍보하고, 고창갯벌축제를 지역의 여러 축제와 통합하는 등 갯벌자원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고창갯벌을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서남해안 갯벌은 조수간만의 차가 만들어낸 자연이 준 선물이지만 이를 잘 보전하고 활용해 나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생명력이 가득한 갯벌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며 미래세대를 위한 갯벌 보존과 현세대를 위한 갯벌 자원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때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 도농 상생 한마당

완주‘10만490명’ 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싹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

사건·사고익산 초등학교서 식중독 의심 환자 18명 발생⋯역학 조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