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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는 - 전길중

△나도 무섭다, 목숨을 아끼지 않고 피어 난 시들을 감상하는 일이.

 

행여 잘못 읽었을 까, 행여 본령을 벗어났을까, 행여 알곡은 버리고 쭉정이만 담아냈을까, 늘 서성인다. 아름답지만 무서운 시 앞에서.

 

김제김영 시인

 

한겨울 꽁꽁 언 땅 속에서

 

인고를 거듭하다

 

봄에 싹을 틔워 피는 꽃이다

 

땅 속 깊이 숨어

 

애벌레로 번데기로

 

껍질을 몇 번씩 벗어던지는

 

호랑나비다

 

파도가 수만 번 갈고 닦아

 

형형색색 빛을 내는 조약돌이다

 

잔잔한 가지 끝을 희롱하는 바람이다

 

탐욕의 과시를 제거하는 살인자이다

 

시는 아름답지만 때로 무섭다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던

 

수많은 시들이 그랬듯이

 

△나도 무섭다, 목숨을 아끼지 않고 피어 난 시들을 감상하는 일이.

 

행여 잘못 읽었을 까, 행여 본령을 벗어났을까, 행여 알곡은 버리고 쭉정이만 담아냈을까, 늘 서성인다. 아름답지만 무서운 시 앞에서. 김제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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