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17:22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새 아침을 여는 시
일반기사

시(詩)는 - 전길중

△나도 무섭다, 목숨을 아끼지 않고 피어 난 시들을 감상하는 일이.

 

행여 잘못 읽었을 까, 행여 본령을 벗어났을까, 행여 알곡은 버리고 쭉정이만 담아냈을까, 늘 서성인다. 아름답지만 무서운 시 앞에서.

 

김제김영 시인

 

한겨울 꽁꽁 언 땅 속에서

 

인고를 거듭하다

 

봄에 싹을 틔워 피는 꽃이다

 

땅 속 깊이 숨어

 

애벌레로 번데기로

 

껍질을 몇 번씩 벗어던지는

 

호랑나비다

 

파도가 수만 번 갈고 닦아

 

형형색색 빛을 내는 조약돌이다

 

잔잔한 가지 끝을 희롱하는 바람이다

 

탐욕의 과시를 제거하는 살인자이다

 

시는 아름답지만 때로 무섭다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던

 

수많은 시들이 그랬듯이

 

△나도 무섭다, 목숨을 아끼지 않고 피어 난 시들을 감상하는 일이.

 

행여 잘못 읽었을 까, 행여 본령을 벗어났을까, 행여 알곡은 버리고 쭉정이만 담아냈을까, 늘 서성인다. 아름답지만 무서운 시 앞에서. 김제김영 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