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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주단오제를 동네축제로 전락시켰는가

해마다 음력 5월5일 열리는 단오제는 설·추석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세시풍속이었다. 정월 보름이 달의 축제라면, 단오는 해의 축제로 기려졌다. 단옷날 여자들은 액운을 쫓는 의미에서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고운 옷을 입고 그네높이를 겨뤘으며, 남자들은 씨름대회를 통해 체력을 단련했다.

 

단오 축제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곳이 강원도 강릉이다. 강릉단오제는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13호’로 지정되고, 2005년에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유형유산걸작’에 등재됐다. 축제기간 강릉 남대천 천변터는 불야성을 이룬다. 올해도 지정문화재 행사와 기획공연, 전통연희, 국내외 초청공연,체험행사 등으로 풍성하게 꾸려진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참여할 만큼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강릉단오제가 부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표방하는 전주에서 단오제 주도권을 강릉에 빼앗긴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작금에 강릉의 명성에 뒤졌지만 전주단오제도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전주단오제는 덕진공원을 배경으로 1959년부터 매년 다양한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여파로 2년간 중단됐던 전주단오제가 9일부터 이틀간 전주 덕진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올 행사는 창포물에 머리 감기, 창포 족욕 체험, 씨름대회(남자), 그네뛰기(여자), 단오 전통음식인 수리취떡과 앵두화채 시음·각종 공연 이벤트 등 기존 프로그램에다 도리깨와 지게 등 옛 전통생활도구 체험 등을 새로 추가했다. 단오 부채 만들기 체험 등 전주의 특징을 살린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그러나 강릉단오제 비하면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다. 예산과 조직에서부터 비교가 안 된다. 강릉의 경우 단오제보존회에다 상설 복합문화공간이 있고, 단오제위원회까지 꾸려져 있다. 비빔밥축제 등 다른 사업을 병행하는 풍남문화법인에서 도맡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축제기간도 강릉에서는 8일간 진행하지만 전주단오제는 이틀뿐이다.

 

지역축제의 차별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따라가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전주는 국제영화제·세계소리축제·대사습 등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굵직한 축제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단오제를 강조하는 것은 세시풍속으로서 전주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역사성도 갖췄다. 강릉단오제에 이어 전남 법성포단오제도 2012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전주단오제도 중요문형문화재로 지정 받아 시민축제로 거듭나는 방안을 강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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