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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신고정신

▲ 신일섭 전북경찰청 생활안전과장 총경
필자에게는 중학교 3학년 딸이 있다. 학원 갔다 저녁 늦게 책가방 메고 폴짝 폴짝 뛰면서 집에 오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전주는 비교적 안전한 도시라고 생각하지만 밤늦게 귀가하는 딸을 보면 부모 심정은 항상 불안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태권도장이라도 다녀보라고 하면 한사코 싫다고 하며 화장품에만 관심이 있다.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일명 ‘강남역 살인사건’은 참으로 가슴 아프고 허망한 일이다. 프로파일러 분석에 따르면 정신분열증환자에 의한 묻지마 범행이라 하니 더욱 안타깝고 남 일 같지가 않다. 아무 일면식도 없고 은원관계도 없는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야할 공간에서 그런 일을 당하리라고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전남 섬 지역에서 발생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학부모의 가면을 쓴 파렴치하고 앞뒤 분간을 못 가리는 인간이 벌인 충격적인 일이다. 피해자가 수치심을 이겨내고 용기있게 신고함으로써 이 사건이 드러나게 되었다.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사회적 약자, 특히 여성의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경찰에서는 여성 안전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마련 시행 중이다. 경찰서별로 범죄예방진단팀을 구성하여 취약지역과 시설에 대해 정밀 방범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실시결과 위험지역 등에 대해서는 순찰을 강화하고 자치단체 등 유관기관과 함께 범죄환경개선을 하고 있다. 신변에 위협을 받을 우려가 있는 여성에 대해서는 위치확인과 위급상황 신고가 가능한 ‘신변보호 스마트워치’를 확대 보급하고 있다. 또한 정신질환자 중에서 강도·폭력 등 범죄 전력자,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여 응급입원 하였거나 다른 사람의 생명 신체를 해할 우려가 있다고 신고 된 이를 파악해 특별 관리하고, 필요하다면 정신전문의 동의를 거쳐 응급입원조치 하도록 하고 있다. 도서지역에 대해서는 지자체·어촌계와 간담회를 통해 여성 관사 등에 CCTV, 비상벨 등 방범시설을 보완하고 신고요원인 도서치안지킴이를 지정하여 ‘여성-파출소·지킴이’ 핫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경찰이나 관련기관에는 더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시민들의 관심과 신고정신이다. 내가 다니는 길, 이용하는 시설 등 내 주변의 지역이나 시설에 범죄 불안요소가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또 주민을 불안하게 하고 위협하는 사람은 없는 지 등을 관심 있게 보고 신고 해야한다. 사소한 것도 좋다. 나의 작은 신고가 큰 사건을 막을 수 있다. 경찰이 열심히 순찰을 하지만 못보고 놓칠 수가 있다. 그런 부분들을 시민들의 관심과 신고정신으로 채워준다면 사건을 사전예방하고 우리가 사는 지역이 더욱 안전한 도시가 될 것이다. 신고는 112로 하거나 ‘스마트 국민제보 앱’내에 ‘여성불안신고’ 코너로 하면 된다.

 

사회적 약자 보호는 경찰뿐만 아닌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추어져있고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안전한 선진사회의 기준이라 할 수 있다. 내 가족과 이웃을 지키고 내가 사는 지역을 안전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신고정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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