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역사사진 전시회, 전북인이 지향하는 가치 문화적 심성과 일맥상통
최근 삼성의 갤럭시 노트7 출시와 관련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다. H/W는 강한데 S/W는 약하다는 지적에 삼성은 무선사업실을 S/W실(1실)과 H/W실(2실)로 구분했는데 이것이 큰 성공 요인이었다고 전하면서, “숫자 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1실이 S/W를 담당토록 한 것은 S/W 역량 강화 의지의 큰 표현이었다”라는 삼성 고위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위 기사를 소개한 것은 꼭 10년 전 옛 정통부 조직개편 때 통신시장 정책부서와 S/W 정책부서 중 어디를 1실로 하느냐 하는 논의가 기억나서다.
당시 다수는 종래 통신부서가 1실이었고 현안 이동전화가 중요하니 통신부서가 1실이어야 한다고 했다. 일부는 ICT가 기존 정보를 연결하는 통신시대를 넘어 새로운 정보의 개발과 처리로 고도화에 따른 정보의 개발과 처리에 결정적 변수가 될 기술영역인 S/W부서가 1실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요즘 말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빅데이터(BIG DATA) 생산 및 인공지능(AI) 처리에 대비하자는 것이었다. 그 당시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이후 정부나 기업이 나름 잘 헤쳐나가 다행이나 더 큰 성과에 대한 아쉬움은 늘 남아있다.
사소한 것이라도 어떠한 변화의지와 선택을 담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경영의 핵심과제 중 하나는 위기관리를 넘어 지속가능성을 개척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경제적 격변기에는 많은 경우 현안 위주의 위기관리에 매달리기 쉽다. 도리어 시대의 흐름을 깊이 읽고, 과감히 혁신을 모색해야 함에도 말이다. 일개 산업영역에서도 기술추이와 사회경제적 욕구 및 제도변화의 타이밍을 제대로 읽고 혁신을 추진하는 일이 어려운데, 다종의 산업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지역단위 지자체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하겠다.
휴가길에 전북의 자연과 역사, 지리를 마주하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남원 광한루 배경의 춘향전, 전주 전동성당에 새겨진 천주교 신자 순교, 정읍 고부의 동학농민혁명운동 등은 전북이 봉건을 넘어 근대를 열어오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으로 무주, 진안, 장수 등에서 마주친 지형과 사람 사는 모습은 뭔가 “무진장한” 가능성을 읽어 내도록 재촉했다. 요즘은 디지털 시대이고, 기계 인간의 탄생이 운위되는 시대이다. 하지만 디지털화, 기계화가 심화될수록 아날로그, 인간의 가치는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더 새롭게 심화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GPS 정보가 있음에도 등대를 보아야 항해하는 분들의 마음이 안정되듯 말이다.
그런 점에서 전북이 “농생명”을 지속 가능한 화두로, 발전의 플랫폼으로 삼은 것은 뜻깊다. 욕심에 근대를 열어온 전북의 역사와 미래의 도전을 담은 한편의 멋진 뮤지컬을 제작하여 전주 한옥마을 방문객에게 정기 공연하면 어떨까 싶다는 생각이 든다.
1884년 최초 개설 이후 우체국은 전화, 철도와 함께 근대화의 주역이었다. 최근 전북우정청에서 열린 ‘우체국의 눈으로 시간을 보다’라는 주제의 우체국 역사사진 전시회는 근현대사의 단면을 생생히 보여준다. 전북이 농생명을 기치로 새 시대를 열어가듯이, 우체국도 시설이나 서비스는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여전히 가장 사람 냄새나는 이웃으로 남고 싶다. 소견에 우체국 사람들과 전북사람들이 지향하는 가치나 문화적 심성은 어느 지역보다도 서로 잘 맞지 않나 싶다. 하여 디지털 시대 전북과 우체국이 위기관리를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가는 창조적 동반자가 될 것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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