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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편하면 죽는다

▲ 안봉호 군산본부장

관상용 열대어를 잡아서 전 세계에 공급하는 한 회사가 열대어의 수송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열대어 수송용 수조에 아무리 좋은 환경을 만들어도 수송 도중 절반 이상 죽어 버리고, 살아남은 열대어도 대부분 생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바다의 파도와 같은 물 흐름을 연출하고, 자연스러운 모래와 암석을 설치해 줘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 이야기를 들은 생태학자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수조에 사나운 문어 한 마리를 넣어 두세요.”

 

그 결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장시간 수송끝에 수조를 열어보니 사나운 문어는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고 있었고 대부분의 열대어가 살아서 쌩쌩하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생태학자의 답변은 간단했다.

 

“너무 편하면 죽는다. 항상 긴장 속에 살아야 생명력을 간직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군산경찰서가 올해 치안성과에서 전국 251개 경찰관서 가운데 1위에 올라간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이 이야기와 연계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속실적이 높아 1위로 랭크된 것이 아니다.

 

김동봉 서장의 취임이후 공감워크숍을 통해 ‘대한민국경찰, 나는 누구인가’를 성찰하게 함으로써 그동안 자신도 모르게 ‘깜박’거렸던 책임감과 사명감에 불을 질러 경찰관들이 시민공감 치안행정 서비스를 전개, ‘전국 최우수 관서’로 평가된 것이다.

 

김 서장이 수조속의 ‘문어’가 돼 몸을 바쁘게 움직이면서 직원들에게 긴장감을 주고 소통하면서 조직을 이끈 것으로 비유될 수 있다.

 

그 결과 군산은 올해 전국에서 치안상태가 가장 좋은 도시로서 위상이 제고됐고, 자발성과 창의성을 가지고 치안행정에 나선 경찰관들도 시민들의 박수속에 자긍심을 가지게 됐다.

 

군산해수청에도 최근 이같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류중빈 해수청장은 부임후 개항 117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군산항이 서해안권에서 가장 경쟁력이 뒤처지는 항만으로 전락한 원인 파악에 주력했다.

 

류 청장은 이 원인이 군산항의 발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부 직원들의 문제 의식이 생각보다 크게 미흡한 데 있다고 판단하고 문어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류 청장은 직원들에게 담당 업무에 대한 문제점을 발굴, 대안을 제시토록 주문했고 이를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고 선언, 조직내 긴장감을 불어 넣고 있다.

 

그동안 별 생각없이 주어진 업무만 처리하면서 안일함에 젖어 있던 일부 직원들의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류 청장의 이같은 역할은 향후 직원들의 업무능력 향상은 물론 군산항의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떤 조직속에서 문어처럼 역할을 하는 지휘관이 없으면 소속원들이 안일함속에서 시들어 가는 것은 당연하다.

 

더 큰 문제점은 그로 인한 폐해가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예로부터 조직의 수장들이 수조속의 문어 역할을 하면 내부의 반발이 거세지만 시민들로부터는 호평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가 회자된다.

 

최근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이 공직사회의 복지부동과 편안함이다.

 

모든 조직에 수조속의 문어처럼 역할을 하는 지휘관이 많았으면 한다.

안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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