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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살림살이 어려운 요즘 잠시 시름을 내려놓고 새 희망을 품어봤으면

▲ 김병수 전북지방우정청장

다시 한 해의 끝자락에 섰다. 잠시 이 순간의 의미를 낯설게 살펴본다. 올해 2016년은 서력 기준의 역사적 시간개념이다. 그래 시간을 넓게 절대적으로 보면 우주의 나이는 약 140~150억 년, 지구와 태양의 나이는 약 46억 년 정도라고 한다. 또한, 앞으로 태양의 남은 수명은 약 40~50억 년, 지구의 서식수명은 약 17~32억 년 된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오늘 우리는 우주 영겁의 시간 속에 찰나의 순간을 사는 것이다.

 

공간적으로 보면 반지름이 6400km인 지구는 적도 기준 시속 1667km 속도로 자전 한다. 자전과 동시에 1억 5000만km 떨어진 태양을 중심으로 시속 10만7160km 속도로 공전한다. 왕왕 엊그제 같다고 말하는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지구를 타고 상상도 어려운 9억 3977만 2800km의 우주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그 얼마나 경이로운 시공(時空)을 살아왔는지 한 해의 무게감에 절로 마른 숨을 내쉰다.

 

필자는 지난 1년 서울, 전주간 주말 통근을 했다. 덕분에 차창 밖 계절의 변화를 실감이 나게 느끼는 여유를 누렸다. 그 와중에 떠오른 생각을 우체국 계절엽서에 담아 시민들과 나누었다. 그 색 바랜 엽서속 말들을 다시 들추며 삶을 되돌아본다.

 

“봄 들으면 봄이 오고, 봄 보려면 봄이 간다”고 봄 엽서는 말한다. 우리는 바쁘게 산다는 이유로 감각의 흐름, 시간의 흐름을 놓치고 살지 않나 싶다. 아니 왕왕 나에게 세상이 다가와 주기를 기대하는지도 모르겠다. 허나 어느 봄꽃 하나 겨울 끝자락 눈 녹는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세상흐름 놓치지 않고 앞서 살펴 나가는 삶에 꿈도 미래도 보인다 하겠다. 낯선 나만이 오늘의 바로 나다.

 

여름엽서는 “그대 바다를 보려는가, 열어라 어서 그대 가슴의 바다를”이라고 말한다. 내 마음이 종재기 크기면 나의 세상 또한 종재기 만할 뿐이다. 또한, 나는 진화의 화석과 같은 까닭에 생각은 늘 편견이기 싶다. 공자는 배움이 없는 생각은 위태롭다고 한다. 배우고 또 배워 있는 그대로의 더 넓은 세상을 보는 것이야말로 인생 최대의 과업이고 첩경이라 하겠다. 가장 지혜로운 묘비명은 학생이다.

 

“익어라! 낙하 두려워 익지 않는 가을은 없다”고 가을엽서는 말한다. 삶은 과유불급이나 불광불급이기도 하다. 역사는 편안한 길을 찾을수록 세상은 더 어려워지고, 세상을 다 통제하려는 자 거꾸로 더 가혹한 세상의 통제를 받게 됨을 보여준다. 낯선 길을 두려움 떨치며 도전해 나가는 사람만이 꿈을 이룰 수 있고, 또 진정한 삶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하겠다. 평범하지 않은 누군가로 하여 평범한 세상이 있다.

 

겨울엽서는 “세월은 눈 속에 묻고, 사연은 가슴속에 품고”라고 말한다. 알고 보면 가슴속에 가시 하나 품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아니 세상 뜻한 대로 다 되는 것이라면 결코 보람도 기쁨도 없다 하겠다. 하여 고꾸라지더라도 좌절할 이유는 없다. 어느 노랫말처럼,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면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다. 늘 새 희망으로, 세월의 흐름 속에 아픈 사연 시나브로 녹여 나가는 것이 인생이라 하겠다. 삶은 존재 자체가 치유 불가한 상처다.

 

최근 우리 경제사회의 살림살이가 어렵다. 그래도 한 해의 끝자락, 잠시 시름 내려놓고 일상에 지나쳐온 밤하늘 우주의 별들을 보면서 삶의 지혜와 새 희망을 품어보면 어떨까 싶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최선의 사회적 지혜는 공감과 나눔이라고 본다. 그래 오늘 청사 벽면에 “그 누구의 꿈 그 누구의 눈물이라도 바로 ‘우리’이고 싶다”라는 글귀를 세운다. 우체국이 새해 우리 사회에 더욱 가깝고도 따뜻한 이웃이 될 것을 다짐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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