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해외의존도 줄이고 푸드마일리지를 낮춰야 국민이 모두 건강한 나라
대통령선거 등과 관련된 굵직한 사안들이 일간지의 지면들을 채우는 가운데 필자의 눈길을 잡는 기사가 있었다.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유통문제이다.
세계 최대의 육류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부패한 고기를 유통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EU를 비롯한 미국, 중국 등에서 주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수입되는 닭고기 중 80%이상이 브라질산이라 한다. 수입된 닭고기가 어떤 형태로 가공되어 유통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지구 반바퀴를 돌아서 우리 식탁에 오르는 닭고기 문제는 없는 걸까?
요즈음 우리 식탁은 세계지도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산 콩으로 만든 된장, 아프리카에서 잡힌 갈치, 네덜란드에서 건너온 고등어, 호주에서 온 쇠고기, 미국에서 재배된 브로콜리….
우루과이라운드(UR)의 결과물인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지 21년이 지났고, 우리나라의 첫 자유무역협정(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지 13년이 흘렀다. 값싼 수입농산물로 식탁은 풍성해진 듯 보인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우리 식탁의 건강과 안정성도 비례해서 풍성해졌을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수입식품의 안정성에 대한 확신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의 닭고기가 한국에 수출된 적이 없다는 브라질 정부의 확인을 통해 브라질산 닭고기의 안정성을 확인한 과정에서 보듯이 식품의 이동거리가 길어질수록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안정성 정보는 줄어든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푸드마일리지’가 주목받고 있다. 식재료가 생산자의 손을 떠나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거리(수송량(t)과 수송거리(㎞)를 곱한 값(t·㎞)으로 산정)를 뜻하는 개념이다. 푸드마일리지가 낮을수록 건강하고 신선한 식품이라는 것이다.
건강하고 안전한 식탁을 위해서는 푸드마일리지를 낮추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식품수급표’를 보면 우리나라 칼로리(열량) 자급률은 2014년 기준 42%선으로 우리가 먹는 음식의 58%는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2010년 한국·일본·영국·프랑스의 푸드마일리지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기준 국민 1인당 푸드마일리지는 한국이 7085t·㎞로, 프랑스의 739t·㎞에 견줘 10배 가까이 높았다고 한다.
우리 식탁의 건강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법, 푸드마일리지를 낮추는 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사는 지역에서,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이 키운 신선농산물을 식탁에 올리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농협이 지속해온 신토불이, 식사랑·농사랑운동, 그리고 로컬푸드 운동 등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 전북은 완주로컬푸드직매장을 전국 최초로 개장하여 로컬푸드의 성지가 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로컬푸드 매장이 확산되고 있음은 물론 전북에는 16개의 로컬푸드 매장이 개설되어 산지와 고객 간의 거리를 좁히고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있다.
전 국민이 푸드마일리지와 로컬푸드에 관심을 가지기를 희망한다. 푸드 마일리지를 낮추는 것은 국민 모두가 건강한 나라를 만들 것이다. 또, 식품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 우리나라의 식량주권과 농업인의 소득을 올리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오늘은 앞 집 순이네가 키운 콩으로 뒷집 철이네에서 만든 두부를 듬뿍 넣은 된장찌게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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