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새만금은 계륵이다. 전북은 지난 20여년간 온통 새만금을 향해 달렸다. 매년 예산시즌이면 새만금에 매달렸고, 선거 때면 후보자들의 단골 메뉴가 새만금이었다. 기회비용으로 볼 때 결코 전북에 남는 장사가 아니었다. 새만금에 함몰되면서 다른 대형 프로젝트들이 거의 나오지 못했다. 전북에는 새만금이 있지 않느냐는 이유로 각종 현안들이 곧잘 뒷전으로 밀렸다.
지겨울 지경의 새만금을 그만 의제로 접자는 말이 그간 많이 나온 이유다. 새만금 아니면 언론의 의제가 없느냐는 내부의 자성도 계속 있었다. 그럼에도 매번 도로 새만금으로 돌아왔다. 지금도 전북에서 새만금을 외면하기 힘들다. 아니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어떤 희생을 감수했는데, 이제야 막 가시적 성과를 볼 수 있는데 예서 말 수 있을까, 이런 논리에서다.
새만금의 개발사는 갈등의 역사이기도 하다. 방조제 축조 때 해수유통을 놓고 1년여의 공방을 거치며 방조제 축조공사가 중단됐으며, 새로 만들어지는 땅에 무엇을 채울 지를 놓고 여러 차례 수정이 가해졌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선 때 새만금 조기개발과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으나 립서비스로 끝났다. 번번이 속았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기대가 크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청와대에 전담 조직을 만들고 본인이 직접 챙길 것이라고 했다. 취임 후 사실상 처음 찾은 사업현장이 새만금이라는 점만으로도 진정성을 갖게 했다.
그 연장선에서 국무조정실 주재로 지난 20일 열린 제1차 새만금위원회 실무협의회(새만금 사업 관련 관계부처 긴급회의)서 전북도가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을 요구했다. 대통령이 공약으로 건 국가주도 용지 매립, 국제공항 건설, 신항만과 배후단지 조성, 물류교통망 구축 등 새만금 조기 개발을 앞당기기 위한 취지란다. 오정호 새만금추진단장은 이날 회의에서 “2014년 변경된 현 기본계획은 새만금 개발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고, 실현 가능성이 적어 세부계획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새만금사업은 22조가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임에도 기본계획만 있을 뿐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재원투자, 추진일정 등 구체적 추진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기본계획 변경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단다. 원론적으로는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현재의 기본계획이 부실해서 사업추진 이렇게 부진했다고 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다. 더 빨리, 더 확실하게 새만금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구체적 실행 방안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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