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법 남원지원이 전북도 지정 무형문화재 옻칠장 박모씨와 그 문하생 유모씨에 대해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타인에 의해 기초작업이 된 작품에 옻칠 작업을 한 다음 공예품 공모전에 출품, 상을 받은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불구속 기소됐었다. 최근 문화예술계의 불미스러운 사건은 유감이다. 판소리 부문 무형문화재가 전국대사습대회 출전자로부터 돈을 받았다가 처벌받은 것이 엊그제 일이다.
이번 사건은 2015년 제45회 대한민국공예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유씨의 목칠 작품이 본인의 순수 제작품이 아니라는 주변의 이의 제기로 시작됐다. 직경 40㎝ 크기의 은행나무 접시인데, 갈대를 나전 끊음질로 표현해 옻칠한 작품이다. 당시 “목칠공예의 끊음 기법과 칠 조화가 잘 이뤄졌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주위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검찰이 대작(代作) 혐의가 있다며 기소했다. 유씨의 스승인 박씨가 난이도가 높은 자개 등이 수행된 기초작업품을 유씨에게 줬고 유씨는 옻칠만 했으니 대작이라는 것이다.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주최측이 제시한 ‘출품자가 직접 제작한 제품이어야 한다’는 규정에 위배되느냐 여부인데, 검찰과 1심 법원이 모두 ‘위배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판결을 두고 검찰은 스승이 제자를 위해 이미 일정 부분 작업이 이뤄진 작품을 제공하고 제자는 일부 작업만 추가해 출품하는 관행을 엄단하겠다고 한다. 반면 박씨측이 자개와 옻칠 분야가 분업화된 상황 등 전통공예품 제작과정을 이해 못하는 법의 판결이라며 항소 뜻을 보여 법적 다툼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하여튼 공모 규정에 의하면, 작가는 작품의 모든 과정을 직접 해야 한다. 그렇게 배우고, 성장한 도전자가 진정한 예술작가로 성장할 것이다. 그렇지만, 옻칠 전문 작가가 ‘백골’을 소목장에게 맡겨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전통장롱 작품에서 중요한 기능 및 미감을 차지하는 것은 소목과 옻칠은 물론 조각, 장석 등 다양하다. 소목과 옻칠과 두석, 조각, 자개 등 다방면의 실력을 모두 원숙하게 수행해야 한다. 한 작가가 모든 기능을 두루 갖춘 팔방미인을 원한다면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 맞다. 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작품에 참여한 부문별 작가를 모두 실명화, 응모케 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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