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젖줄인 만경강 하천환경정비공사 현장에서 불법 매립된 폐기물이 대량 발견됐다고 한다. 국가기관인 익산국토청이 시행하는 사업에서 가장 기본적인 폐기물 처리도 제대로 안한 채 허술하게 진행됐다는 게 충격적이다.
익산시 춘포면과 완주군 삼례읍 경계부근에서 불법 폐기물이 대량 발견되기까지 과정부터 의문투성이다. 정비사업이 시행되기 이전 하우스 밀집 지역이었고, 하우스를 철거한 뒤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은 것을 인근 주민들도 잘 알고 있었다. 주민들은 익산국토청과 시공사 등에 폐기물 불법매립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지만 지금껏 묵살 당했다. 완주군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일대를 확인하고서야 다량의 폐기물 불법매립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익산국토청과 현장 감리단이 주민들의 민원을 귀담아 듣지 않았던 것도 의아스럽지만, 현장 확인을 하려는 완주군의 중장비 작업을 제지하고 나선 감리단의 처사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감리단은 그간 폐기물을 처리하고 공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다가 불법 폐기물이 드러난 후 주민들이 정확하게 위치를 알려주지 않아 겉으로 드러난 폐기물을 처리하고 공사를 진행했다는 식으로 해명했단다.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다른 사업도 그렇지만, 환경정비사업을 하면서 환경오염을 야기할 수 있는 폐기물을 대량으로 놓아둔 채 공사를 진행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공사 현장의 폐기물은 3년 전 하우스 철거때 치워지지 않은 폐비닐로, 그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 인근 하천을 오염시켰다고 한다. 시행청, 시공사, 감리단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민원을 주의 깊게 살폈다면 일찌감치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를 이리 키운 셈이었다.
뒤늦게라도 완주군이 나서 묻힐 뻔한 오염원을 제거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민원이 제기된 지점조차 폐기물처리를 방치한 점을 고려할 때 다른 구간에서도 폐기물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을지도 의심이 간다. 2011년부터 11지구로 나눠 단계별로 진행된 만경강 정비사업 대상지의 상당 지역이 기존 경작지였기 때문이다.
불법 폐기물 매립이 확인된 만큼 정확한 진상 조사와 함께 관련 기관과 사업자 등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적발기관인 완주군도 관련자의 책임여부를 따져 고발하고 원상복구 명령도 내리겠다고 밝혔다. 대대적인 정비공사를 통해 친수환경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만경강 정비사업이 시행사와 시공사의 안일한 대처로 애초 취지를 퇴색시키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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