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한 위대한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000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한다.”고 밝혔다. 마침내 분단 70년의 질곡을 딛고 한반도에 평화의 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분단 극복의 역사적 분수령 넘어
온 국민은 이날 하루 종일 TV에서 전해지는 정상회담 소식에 눈과 귀를 떼지 못했다. 2007년 정상회담 이후 실로 11년만의 만남에 모두가 벅찬 가슴으로 지켜봤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전쟁의 그림자가 어른거리지 않았던가.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환한 얼굴로 악수하는 장면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상징적 사건이었다. 세계 각국은 이를 환영하며 한반도의 해빙이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평화질서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이날 회담의 백미는 ‘판문점 선언’에 담겼다. 남북관계 개선, 군사적 긴장 완화, 평화체제 구축 등 3대 의제가 그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에서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성 설치, 이산가족 상봉, 동해선 및 경의선 연결 등이 언급되었다. 군사적 긴장 완화는 적대행위 중단,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서해북방한계선을 평화수역으로 하는 내용이 실렸다. 그리고 평화체제 구축에서는 단계적 군축,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 전환, 완전한 비핵화 실현 등이 눈에 띤다.
특히 이번 선언문에 ‘비핵화’가 명시된 것은 그 동안 북핵을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의구심을 가졌던 만큼 큰 기대를 갖게 한다. 6월께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이자 한반도 긴장의 근본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 미흡하다는 시각도 없지 않으나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노릇이다. 이 문제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질 사안으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필수적이다. 또한 문 대통령이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키로 함으로써 앞으로 남북관계가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고했다.
야당의 초당적 협조 등 국민 성원을
이처럼 풍성한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관건은 이를 어떻게 실천하느냐 하는 점이다. 과거 남북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6·15선언, 2007년 10·4 선언을 통해 여러 사항을 합의했으나 이 중 일부만 실천되고 상당수가 휴지가 된 경험을 갖고 있다.
그 원인은 북미관계가 뒷받침되지 못한 측면이 크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되풀이해 무산되거나 미국이 약속을 어긴 경우도 있었다. 나아가 이명박·박근혜 정권처럼 냉전이데올로기를 앞세우고 개성공단을 중단시키는 등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먼저 ‘이행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남북과 북미관계 못지않게 중요한 게 국민들의 지지와 정치권의 협조다.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을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비준- 국회의 비준 동의- 공포 등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야당의 협조가 중요한데 야3당은 이에 협조할 뜻을 비쳤다. 유독 자유한국당만 ‘판문점 선언은 외눈박이’라며 비하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불과 2주 전 청와대 단독 영수회담에서 남북회담에 협조하겠다는 말을 뒤집은 것이다. 건전한 비판은 필요하나 평화로 가는 역사적 발목을 잡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여야 정치권과 보수 진보를 떠나 모두가 협조하고 뜨거운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일이어서 더욱 그렇다.
전북 남북교류협력사업 물꼬 터야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것은 남과 북이 평화와 번영으로 나가는 대장정에 전북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직 더 두고 봐야겠지만 전북이 할 일은 많다. 우선 전북도와 정부는 새만금지역에 통일농업기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고 새만금사업은 애초 농지조성이 목적이었다. 지금도 농생명용지만 9430ha에 이르는 광활한 땅을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해 남북공동의 종자연구나 농기계공장 설립 등을 시도해봄직하다.
또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활용해 지난 2004-2007년처럼 교류를 재개할 필요성도 커졌다. 당시 농기계와 축산 지원 등 북측에 33억2600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후 전북도는 2016년 대북지원사업을 추진하다 북한 핵실험과 개성공단 중단으로 통일부의 사업승인을 얻지 못했다. 사업내용은 축산의약품, 수의·방역 기술지원, 북한 농축산 중점 경제개발구역에 양돈장 신축, 산림복원 기술이전 등이다.
더불어 익산시는 오는 10월 익산에서 열리는 제99회 전국체전과 장애인체전에 북한팀을 초청할 뜻을 밝혔다. 이번 초청은 제안에 그치지 않고 실제 북한팀이 참가해 남북화해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협조를 얻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남북간 협력사업이 재개될 경우 개성공단의 재가동에 대한 기대도 높다.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전북지역 기업은 7곳으로, 이들 업체들은 설비와 생산품을 놓아둔 채 철수했다.
도민들과 함께 이번 선언이 평화와 번영, 통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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