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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산업의 연구 대상 액티브 시니어들

김홍규 아신그룹 회장
김홍규 아신그룹 회장

통계청이 지난달 8월 27일 발표한 ‘2017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14.2%에 도달했다. ‘고령화’가 아닌 ‘고령’ 사회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2025년에는 고령인구 비율이 20%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고 예측한다. 7년 뒤면 우리나라 사람 5명 중 1명이 노인이라는 소리다.

6·25 전쟁 직후 출생된 베이비 부머들은 인구 증가와 함께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고, 지금은 은퇴하고 있다. 이들은 그간 이뤄놓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여유로운 은퇴생활을 누리며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젊었을 때는 돈 벌고 가정을 돌보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했지만 이제 여러 가지 취미, 문화, 학습활동을 통해 자아실현을 성취하고 있다. 기존의 실버세대와는 확실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지금의 50-60대들은 실버세대라고 하지 않고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고령친화산업 시장 규모는 2012년 27조, 2015년 39조 정도였는데 2020년 72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2025년을 기점으로 로봇, 3D프린팅, AI 등이 생활 속의 기술로 확실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때에는 그 누구보다 지금의 액티브 시니어 세대가 이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산업의 주요 소비자가 될 것이다.

사별이나 비혼 등을 이유로 혼자 사는 액티브 시니어들에게는 의료적 기능보다는 정서적 기능이 더 필요하다. 먹지도 죽지도 아프지도 않지만 반려동물보다 더 똑똑한 로봇 강아지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3D프린터로 예전 어릴 때 키우던 강아지와 똑같이 생긴 녀석을 내 마음대로 살 수 있고 여기에 학습 기능을 추가한다면 액티브 시니어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필수품이 될 것이다. 길을 알려주고, 간단한 외국어 통역을 겸할 수 있는 인간이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을 도와주는 기능을 계속 추가해 나간다면 스마트폰이 필수가 되듯 로봇 강아지가 필수가 되는 그런 날들이 올지도 모른다. 한 발 더 나아가 소외된 지역의 독거노인 복지 사업에 로봇을 활용하면 훨씬 더 효율성이 높을 수도 있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 등은 홀몸 노인과 고독사 증가에 대비해 IoT기반의 실버용품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사업도 있다. 현재 여성용품 회사들은 유아용 기저귀 시장을 대신해 성인용 제품의 시장 선점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기저귀 시장은 위생 인식 향상, 노년 인구 자체의 증가, 경제력을 갖춘 액티브 시니어의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영유아에 초점이 맞춰졌던 산업군과 마케팅이 노년층으로 옮겨가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전 세계가 은퇴하는 중’이라고 했다. 바야흐로 전 세계가 늙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맞물려 액티브 시니어들이 원하는 기술들이 4차 산업혁명의 결과물로 속속 출시되고 있다. 고령사회와 미래 산업은 서로 잘 맞는 수요공급의 파트너로 다음 세상을 열고 있다. 우리가 어떤 산업에 공을 들여야 할지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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