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비리가 발표된 지 열흘이 지났지만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으나 과연 뿌리가 뽑힐지 미지수다. 이번에 발표된 사립유치원 비리는 복마전을 방불케 한다. 해마다 지원되는 2조원 이상의 국민 혈세를 쌈짓돈 쓰듯 멋대로 유용했다. 모든 유치원이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겉으로는 아이를 맡아 기르고 가르친다는 명분하에 뒤로 세금을 갉아먹는 파렴치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교육당국도 이러한 비리를 알면서 쉬쉬했고 정치인들 역시 그들의 표가 무서워 모른 채 방관해 왔다. 그 틈에서 비리가 독버섯처럼 자랐다.
그런데 좀 특이한 것은 전북지역도 예외가 아닐 텐데 다른 지역에 비해 너무 조용하다는 점이다. 전북지역에는 현재 160개의 사립유치원이 운영 중이다. 이들에게 올해 지원된 세금은 누리과정 지원금 569억 원과 학급운영비, 교원 인건비 등 모두 683억여 원에 달한다. 1개 유치원 당 평균 4억3000만원 꼴이다. 이처럼 세금을 지원하는데도 전북교육청은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해 왔다. 전주와 군산, 익산 등 시 단위는 선별 감사, 나머지 지역은 3년마다 전수 감사를 벌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기도 등 타시도 교육청이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북교육청은 감사 시기와 방법, 처분, 실명 등을 밝히지 않아 사립유치원 비리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는 전북교육청의 경우 2016년부터 현재까지 50개(공립 14개, 사립 36개)의 유치원에서 175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처분은 경고 1건에 대부분 주의였다. 이처럼 적발건수가 타 시도에 비해 낮은 것은 도내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현저히 적었거나 아니면 전북교육청이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소홀히 했다는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적었다면 다행이겠으나 그럴 개연성은 높지 않다.사립유치원의 비리 척결을 위해서는 투명한 회계시스템 도입과 엄격한 비리 처벌, 학부모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 중 대부분은 정부 지침을 따르면 되겠지만 도내의 경우 국공립 유치원 취학률을 높이는데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김승환 교육감은 진보를 표방하며 3선의 영광을 안았지만 이러한 진보적 정책에는 둔감한 편이다. 이번 기회에 유치원 비리를 발본색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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